심장을 멈추지 않고 mmvd 심장병의 stage를 뒤로 돌릴 수 있는 수술이 있다니. 많은 심장병 환자들의 보호자들이 희망을 가졌다가, 여기저기서 수술 후 실패담이 들리니 절망했다가.. 그러지 않았을까.
V-clamp 수술은 무겁다.
이 수술을 표현하는 단어는 여러가지일텐데, 술자 둘과 영상의 한 명이 고도의 집중력과 긴장감을 뿜고 있는 ‘하이텐션’ 뛰고 있는 심장에 왕 큰 카테터를 넣어서 움직이는 판막을 잡아 쪼여서 고정하는 아슬아슬함과 내 심장이 다 쫄깃해지는 ‘자극성’ 그리고... 무거움.
나는 이 수술이 너무나 무겁다. 그래서 일부러 반드시 보호자를 만나 오랜 시간을 들여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수술이 무거울수록 집도의와 보호자가 꼭 깊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왜 하는 거고, 무엇을 할 거고, 뭐가 리스크인지 입으로 뱉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보호자와 수의사가 한 팀임을 확실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이 끝나고 내려와 보호자에게 “힘든 시간 기다리시느라 고생하셨다”라고 말하는 순간 스스로에게도 “애썼다 엽경아”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괜히 눈물이 핑 돈다.
8개월 전 쯤 쓴 필자의 일기이다. V-clamp가 대체 뭔지 알아보려면 이첨판 폐쇄부전 환자의 수술 방법 중 edge-to-edge에 대해 먼저 이해해 보아야 한다. 이첨판 폐쇄부전 환자의 수술 방법은 이렇게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림 1] 이런 다양한 방법 중 맨 오른쪽의 이첨판의 앞쪽 판막과 뒤쪽 판막의 가운데를 봉합해서 마치 이첨판을 ‘사첨판’처럼 만들어 주는 것이 edge-to-edge 방법이고, 이것을 transcatheter(=카테터를 통해 시술을 한다) 방법으로 하기 때문에 TEER(Transcatheter Edge-to-Edge)라고 부른다.
V-clamp 수술은 TEER 방법에 속한다. 사실은 사첨판이라기보다 큰 구멍을 작은 두 개의 구멍으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하겠다.
[그림 2] 사람에서는 대퇴정맥을 통해[후대정맥–우심실-우심방-(심방중격에 구멍을 뚫어서 진입)좌심방-좌심실] 이 길을 통해 클립으로 TEER 시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마이트라클립이다. 사람은 몸이 크기 때문에 위의 길을 통해 우산처럼 생긴 클립을 내려보낸 후 판막 양쪽을 찝는다.
강아지에선 이 방법이 불가능하다. 첫 번째로는 강아지의 몸 크기가 사람보다 작아 혈관을 통해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아지가 사람만하다고 하더라도 강아지에서는 마이트라클립 시술이 불가능할 것 같다. 이유를 생각해보자. 사람과 강아지의 병인론과 질병의 진단 시기에 보이는 판막의 상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사람은 primary MR(=Degenerative MR, DMR)과 secondary MR(Functional MR, FMR)로 분류하는데, DMR은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판막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면서 역류가 생기는 것이고, FMR은 주로 심근경색 이후 심장의 크기가 커지고 기능적 문제가 생기면서 새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에서의 TEER은 개심수술(판막치환술)을 할 수 없는 고위험군에서 추천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다시 자세히 다루어 볼 생각이다.
어쨌든 강아지의 주된 병인론인 ‘prolapse 와 flail’( 이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 지는 다음 화에서 자세히 다루겠다)을 잡아서 고정하려면 마이트라클립처럼 생긴 디바이스는 심한 prolapse와 flail 판막을 잡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판막이 자꾸만 좌심방으로 도망가기 때문이다.
마이트라클립 적용 방향에서 잡는 것은 난이도가 상당할 것이고, 실패율이 너무 높을 것 같다는 것이 필자 개인의 의견이다.
<다음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