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동물메디컬센터 임상 포커스 ⑧] mmvd와 V-clamp 수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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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동물메디컬센터 임상 포커스 ⑧] mmvd와 V-clamp 수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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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12호] 승인 2026.01.2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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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를 줄여놓으면 왜 간이 작아질까?”


봉지라는 환자가 있다. 2025년 5월 14일에 응급 내원하였는데, 폐수종과 심한 요독증으로 둘 모두를 우선 해결하기 위해 투석부터 해서 살려 놓고, 5월 16일에 TEER(Transcatheter Edge to Edge Repair)를 했던 환자였다. 

나는 5월 14~16일 가까운 해외로 부모님 모시고 가족여행 중이었고, 이 환자는 여행 내내 나를 신경쓰이게 했으며, 입국과 동시에 여행가방 들고 병원으로 직행하게 만들었다.

이 환자 수술 후 기록해 놓은 것을 다시 찾아보았다.
[10살 2.2kg 푸숑 stage D MMVD 환자가 내원했다. 일본 자스민에 개심수술을 9월에 예약해두고 기다리고 있었다는데, 한달 사이에 급격하게 나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고, 일주일 가까이 입원해있지만 퇴원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보호자와의 통화..]로 시작하고 있었다. 
 


아이는 잠시 위기에서 탈출했다. 투석을 하면 신장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지만, 폐수종도 초여과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만들면 단 며칠 이뇨제 요구량도 감소한다. 이것이 7개월 전의 이야기. 

집이 멀어서 근처 병원에서 관리 중인데, 본원 주치의 이정민 수의사와 근처 병원 주치의가 함께 협진하여 봉지를 살리고 있다. 

해가 바뀌면서 오랜만에 봉지 보호자에게 안부인사를 전하니 봉지는 산책도 하고 밥도 잘 먹고 잘 지낸다고 하며 영상을 보내주었다. 그 영상에서의 봉지는 통통한 뒷태와 함께 두발로 일어나서 강아지집을 부실듯이 앞발로 긁고 있었다. 

이 아이가 최근에 재진을 왔다. 심장만 쳐다보고 있다가 오랜만에 복부 방사선을 좀 비교해 봤는데!! 
오…. 간이 작아졌다 !!!!!!!!!!!!!!!!!!!!! 
심장은 내가 예상하고 바랬던 수준보다 더 멋지게 작아졌다. 봉지가 해냈다. 
 


그럼, 간이 작아진 것에 우리팀은 왜 이렇게 기뻐하는가! 그것은 바로 우심으로 피가 들어오기 전이 간이기 때문이다. 
자, 생각해보자. 체순환과 폐순환이라는 것은 외울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상상되고 그려져야 한다.  


좌심의 과부하는 폐에 울혈을 만든다-> 이것은 폐수종과 폐고혈압이 된다. 
좌심방으로 피를 보내는 폐정맥에 장시간 피가 쌓여 있으면 폐동맥도 영향을 받아 폐고혈압이 된다(class 2 pulmonary hypertension).

우심실은 높은 압력의 혈관으로 피를 보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우심실의 벽은 얇고 잘 늘어나지만 힘이 세진 않다. 그럼 그 뒷쪽으로 피가 쌓인다. 

그것이 간과, 간문맥과, 장간막혈관의 울혈을 만든다. 간의 울혈은 간비대를 만들고, 장의 울혈은 설사 복통 등의 소화기 증상을 만든다. 이렇게 우심으로 잘 못 들어가는 것은 콩팥도 나쁘게 한다. venous return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콩팥이 건강하려면 콩팥의 동맥으로도 충분량이 들어와야 하고, 나가는 것도 정맥으로 잘 빠져나가야 한다.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아야 하는 순환의 기본은 “잘 흘러야 한다” 는 것이다. 흐르지 않으면 그 장기는 나빠진다. 

들어오는 것도 잘 들어와야 하고, 나가는 것도 잘 빠져나가야 한다. 동맥으로 들어오는 양도 중요하고, 정맥으로도 잘 빠져나가야 한다. 
이것이 잘 안되면 해당 장기가 나빠진다. 이첨판 폐쇄부전이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폐에서 심장으로 잘 빠져나가지 못해서 폐정맥 울혈이 생기고, 그게 폐수종이 되는 것이 아닌가. 폐수종은 당장의 응급상황이기도 하지만, 이 일이 반복되면 폐포는 망가진다. 물이 찼다가 빠지는것 만으로도 폐조직은 점점 약해진다. 

물이 찬 폐는 꼭 젖은 빨래 같다. 이첨판 폐쇄부전은 각 장기로 피를 잘 못 보낸다. 내가 경험하는 많은 아이들의 역류율(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얼마나 넘어가느냐)은 70% 이상이다. 
콩팥으로 예전보다 30%밖에 안들어오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RAAS 등의 영향으로 혈관이 수축이 되고 어쩌고는 일단 복잡하니 단순하게 이야기해 보자.

들어오는것도 적은데 저 위에 폐에 울혈되어서 우심에서 폐로 피를 못 보내니 순차적으로 간에 피가 쌓이고, 장간막 혈관에 쌓이고, 신정맥에도 쌓인다. 

이뇨제가 과연 콩팥 수치를 올리는 주범인지, 조연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던 필자의 이야길 기억하시는가? 콩팥동맥으로 가는 혈류량도 적어졌고, 콩팥 정맥에서 나가지 못하고 울혈 상태이기 때문에 콩팥은 힘든 것이 주범이지 않을까? 그 상황에서 살리려고 이뇨제를 쓸 수 밖에 없으니 마치 이뇨제가 범인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사람에서 소화기 증상과 복통으로 소화기 내과에 내원하여 순환기내과로 트랜스퍼 되어 폐고혈압과 우심부전을 진단받는 일들이 흔하다고 한다. 여기까지 다 이해했다면, 내가 봉지의 간이 작아졌다는 것에 이렇게 짜릿하게 보람차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봉지는 우심에서 폐로 피를 못 보내서 간 울혈이 있었고, 그래서 간이 컸는데, 지금은 간이 작아진 걸로 보아 우심이 폐로 피를 잘 보낸다는 이야기이다. 순환이 아주 잘 된다는 이야기이다. 
심초지표를 보자. 심장환자니까.
 


봉지는 잘 지낸다. 살이 통통하게 400g 이나 쪘다. 심장이 좋아지고 순환이 좋아지면 다른 장기가 좋아진다. 신비로운 순환의 세계이다. 그러니까 심장이 작아진 것+간이 작아진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작년에 봉지에게 투석부터 해서 살려놓고, 판막의 상태도 클램프 수술이 우려되어 마음을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나 잘 지내주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실패가 우리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성공해서 잘 지내고 있는 환자는 이렇게 또 많은 것을 알려준다. 두근거리는 일이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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