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입지를 찾아서Ⅱ] 개·폐업 분석④ 서울시 용산구
상태바
[개원입지를 찾아서Ⅱ] 개·폐업 분석④ 서울시 용산구
  • 안혜숙 기자
  • [ 196호] 승인 2021.03.18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촌 위주 개원 성공률은 낮아
갈원동·남영동·문배동 등 동물병원 없어

2014년 이후 개원과 폐업 모두 감소세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용산구의 동물병원 폐업이 늘어나고 있다. 
2002년 1월부터 2020년 1월 31일 현재 용산구에서 개원한 동물병원은 총 68개소로 그 중 57%(39곳)가 폐업했으며, 절반이 안 되는 43%(29곳)만이 살아남았다. 

특히 고소득층이 많이 살고 있는 이태원동과 한강로의 폐업률이 높았다. 2010년에 이태원동의 개발 계획이 취소되면서 폐업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260번지 일대는 2004년부터 주택재개발 구역으로 지정 됐으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 수입을 받는 주민들이 많아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어려웠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강로도 2010년부터 개원보다 폐업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폐업 증가 요인은 이태원동과 다르다. 한강대교와 용산역 사이의 한강로3가는 정비창부지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촌역 일대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만큼 폐업 증가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 잦은 이전 개원이 한강로 동물병원의 폐업률을 높인 원인이 됐다는 평이다.

2021년 1월 31일 현재 용산구의 동물병원은 한남동과 원효로, 이촌동 등 부자 동네의 동물병원 개원이 많으며, 후암동과 문배동, 신계동은 아파트 단지가 많이 있음에도 동물병원이 한 곳도 없다. 

특히 문배동은 2004년부터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들어선 곳이지만 동물병원이 개원하지 않은 지역이다. 철로를 건너야 초등학교를 갈 수 있어 용산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부유층의 비중이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어려운 항아리 상권을 형성하고 있어 추가 개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동, 위치 따라 지역색 달라 
언덕지형을 띄고 있는 한남동은 위치에 따라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다르다. 한남대교를 건너면서 북쪽으로 보이는 달동네는 아직 재래식 화장실이 존재할 정도로 낙후됐다. 같은 한남동이지만 유엔빌리지나 한남 더힐 등 고급 빌라와 고가 주택들이 즐비한 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그만큼 위치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가 확연히 드러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한남동은 꾸준히 동물병원 개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2005년 갑자기 폐업이 증가했다. 한남동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변경되면서 주민들의 이동이 많았던 시기였던 만큼 폐업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남뉴타운 3구역의 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 7조원에 5,816가구가 입주하는 만큼 5년 뒤에는 다시 한남동의 개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촌동, 전통적인 부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아파트나 고급 빌라가 많은 이촌동은 부유층이 많은 지역인 만큼 인기 개원지로 꼽힌다. 2002년부터 최근까지 용산구에서 가장 많은 개원이 이뤄진 곳이라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이촌동의 폐업률도 용산구의 다른 곳 못지않게 많다. 2003년부터 꾸준히 폐업이 늘어나며 폐업률이 증가한 지역이지만 그 이유는 여타 지역과 다르다. 

이촌동은 지난 20년간 대규모 개발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주민 인구도 20년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업 후 1~3년 이내의 동물병원 폐업률이 높았던 것은 준비 안 된 개원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촌동은 동물병원의 변화가 많지 않은 지역이지만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가 많아 앞으로 몇 년 동안 개원과 폐업이 많은 지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동물병원 개원도 신중해야 하는 지역이다.
 

효창동, 폐업 없는 지역 
용산구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가져 온 지역은 효창동이다. 효창동은 경사가 심한 언덕길에 빌라와 다세대 주택이 많았던 곳이다. 그러나 2010년부터 꾸준히 재개발과 리모델링이 추진되면서 젊은이들의 유입이 늘어나 동물병원도 증가했다. 

용산구 내 다른 지역들의 개발이 더딘 반면 효창동은 재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CC스위첸,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등이 최근에 입주를 마쳤으며, 효창 파크뷰 데시앙도 최근 일반 분양을 마친 상태다. 

효창동에서 진행된 대단지 아파트들의 입주가 마무리 된 만큼 동물병원의 추가 개원은 어려워 보인다. 용산구에 속하지만 마포구에 생활권을 두고 있어 공덕동으로 상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발 계획 많은 용산구
용산구 일대는 강북이나 강남, 지방 등 어느 곳으로나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한강이 보이는 입지여건을 갖춘 곳이 많아 인기 거주지로 꼽힌다. 

한남동과 이촌동, 이태원동 등 부촌을 형성하고 있는 곳도 많아 개원 최적지 중 하나다. 그러나 개원 성공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다. 

같은 용산구에 있지만 개원 지역에 따라 주민들의 성향이나 특색이 다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한 만큼 타 지역에서 진료를 받는 이들도 많은 편이다. 그로 인해 단골이 많지 않으면 용산구에서 2년을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구는 높은 인기만큼 개원도 활발한 지역이었으나 2014년 이후로 개원과 폐업 모두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2020년부터는 인구도 증가하면서 용산구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이 지지부진하고 있어 섣불리 개원하기보다는 아직 동물병원이 없는 개원지를 노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용산구에는 갈월동을 비롯해 남영동, 도원동, 동빙고동, 동자동, 문배동, 서빙고동 등 동물병원이 한 곳도 개원하지 않은 곳이 많다. 그 중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이 문배동이다.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도 쉽지 않아 훌륭한 상권을 갖춘 곳이다. 

서울역 일대 개발과 맞물리는 주변 지역도 아직 동물병원이 없는 곳이 많다. 청파동이 2019년에 처음 동물병원이 개원했을 뿐 후암동과 뒷편의 서계동도 아직 동물병원이 없다. 

후암동과 서계동은 몇 년째 개발 계획이 나오고 있지만 주민들 간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아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두 곳 모두 다세대주택과 오래된 상가가 많은 곳으로 원주민의 비중이 높지만 새롭게 리모델링을 단행한 주택 비중도 높다. 개발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만큼 구옥에서 개원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비윤리적 수의사 더 이상 설 곳 없어진다”
  • 무한경쟁 돌입한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 
  • [수의사 칼럼 ➆] 동물병원 수의사 근무복 입은 채로 외출해도 될까?
  • [클리닉 탐방] 지동범동물병원
  • ‘제2회 인천수의컨퍼런스’ 3월 24일(일) 송도컨벤시아
  • SKY그룹&코벳, 인도네시아와 수의영상분야 M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