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싼 자비 들여 공부하는 수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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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싼 자비 들여 공부하는 수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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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12호] 승인 2021.1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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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부터 첨단 산업분야까지 펫 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실제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반려시장은 너무 작고 먹을 것이 없는 시장이지만 외부에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수의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몇 년 새 수의사의 사회적 지위와 위상은 급격히 상승했고 수의과대학 입학 경쟁률과 커트라인이 의대를 넘어 설 정도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정작 메디컬 의사와 비교해보면 아직 사회적인 대우나 여건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임상교육 측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대학 교육부터 반려동물 임상을 목표로 하는 수의대생들은 실전 임상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 실습은 고사하고 반려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세부 임상을 제대로 교육받기 어려운 커리큘럼이다. 

대학 때부터 제대로된 임상 교육을 받지 못하다 보니 졸업 후 바로 임상에 진출하기란 더욱 어렵다. 때문에 임상의들은 학회나 지부들이 주최하는 임상 컨퍼런스나 동물병원, 동문회 또는 개인 원장이 진행하는 세미나 코스를 듣거나 사설 교육기관을 이용해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명 ‘내돈 내산’ 다 내 돈 주고 들어야 하는 교육들이다. 

메디컬과 덴탈 의사들 역시 이런 루트를 통해 교육을 받고 최신 술식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지만 사설 교육의 대부분을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의사들과 차이가 있다. 

업체 입장에서 세미나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식인 만큼 메디컬은 업체들이 주도하는 컨퍼런스나 핸즈온 코스, 세미나가 활성화 돼 있어 의사들은 비싼 교육비를 지불하지 않고도 이론 강의는 물론 핸즈온, 라이브 서저리, 카데바까지 실비 수준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규모 있는 의료장비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다보니 의사들은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교육 받을 기회가 많은 것이다. 

업체는 자신들의 기기나 재료들을 이용해 교육을 진행하고,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은 결국 손에 익은 장비와 재료들을 사용하게 됨으로써 업체는 고객 관리와 매출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의사들은 실비 수준의 교육비 지불로 최신 술식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의료시장에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장비 업체들이기 때문에 이런 교육 서비스도 가능한 일이다. 반면 동물병원은 메디컬과 같은 의료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장비 업체가 수의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때문에 대부분의 장비 업체들이 기업화되지 못하고 1인 기업에 머물러 있어 가성비 좋은 교육 혜택을 수의사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설사 다양한 아이템을 갖고 있더라도 전문 기업으로서의 사명감이나 책임감보다는 회사 매출에만 주력하다 보니 거시적 차원에서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마인드 부족으로 수의료 시장에서 장비 업체의 비중을 더 이상 키우지 못하고 있다. 

또 교육이 주 사업인 업체의 경우 매출구조가 교육비에만 의존하고 있어 교육비를 비싸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때문에 교육 기회가 적은 수의사들은 비싼 교육비까지 자비로 부담하며 교육을 듣는 실정이다. 

따라서 장비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와 규모화로 수의사와 수의료시장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업체 교육이 활성화 된다면 수의사들은 비용적인 부담을 줄이고, 효과적으로 최신 장비와 재료를 임상에 적용해 실질적인 진료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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