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닉 탐방] 잠실ON동물의료센터 만성 장병증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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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탐방] 잠실ON동물의료센터 만성 장병증 클리닉
  • 이준상 기자
  • [ 254호] 승인 2023.08.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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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설사·구토·식욕부진 변이식으로 잡아…연구 통해 학술적 성과 낼 것

“변이식과 영양학 솔루션으로 최적의 치료법 제공”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은 앞으로 ‘건강한 개의 똥은 돈 주고도 사기 힘들다’로 바뀔지도 모른다. 건강한 개의 똥이 난치성 장질환을 겪고 있는 동물을 살리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한 개의 똥을 환자에게 이식하는 변이식(Fecal Microbiota Transplanation, FMT)을 통해 난치성 만성 장병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변이식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고난도의 치료법은 아니다. 마취나 관장 등의 과정 없이 경구 및 직장 내 투약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시술도 30분 내외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 상태에 맞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치료법으로써 반드시 내과 전문 동물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잠실ON동물의료센터 만성 장병증 클리닉은 보호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이다. 소화기 질환 전문 수의사가 오랜 경력과 노하우를 토대로 변이식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변이식 케이스 200회 넘어
만성 장병증 클리닉을 담당하는 한성국 원장이 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환자들이 만성적으로 극심한 설사와 구토를 하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그는 좀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다가 인의에서 이미 자리 잡은 변이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변이식에 관심을 갖고 해외 문헌을 찾아보던 중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에 참석하게 됐는데 때마침 개에서의 변이식 적용이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학회 발표를 들으니 동물에게도 충분히 변이식을 적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변이식을 시행하려던 그는 난관에 부딪혔다. 실제로 변이식을  해본적이 없는 만큼 위험부담이 따랐던 것.

한성국 원장은 “환자에게 변이식 시행을 놓고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우연찮게 실험동물 실험실에서 변이식을 연구하신 선생님이 저희 병원에 근무하게 되면서 변이식 치료가 급물살을 탔다”며 “덕분에 변이식 방법과 적용을 놓고 고민하던 당시 시행착오 없이 빠르게 변이식을 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8년 단백소실성장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첫 변이식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시행한 변이식만 200케이스가 넘는다고.

한성국 원장은 “지금까지 200회가 넘는 변이식을 하는 동안 부작용으로 문제가 된 적은 거의 없고, 많은 환자들에게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알부민 수치는 정상으로 회복되고, 구토와 설사 등의 임상증상도 해결됐다”고 말했다.

 

영양학 전문가가 솔루션 제공
변이식은 만성 장병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인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변이식을 시행하는 동물병원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그 중 잠실ON동물의료센터의 장병증 클리닉은 변이식과 함께 전문적인 영양 솔루션까지 제공하고 있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성 장병증은 전문적인 식이요법을 병행했을 때 가장 치료 반응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성국 원장은 “일반적으로 난치성 만성 장병증이나 단백소실성 장병증은 예후가 좋지 않고, 치료에 대한 반응률도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저희 병원은 변이식과 더불어 펜실베니아대 영양학 교실에 재직중인 영양학 수의사가 전문적인 영양학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치료에 실패하는 환자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치료 성공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주로 직장 내 투약으로 변이식
변이식은 주로 경구, 직장, 내시경을 통한 투약이 이뤄진다. 한성국 원장은 이 중 직장에 투약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그는 “튜브를 직장에 넣어 결장 내에 변을 이식하는 방법을 가장 선호한다. 그 다음이 내시경을 통한 십이지장 이식이다. 사실 경구 튜브를 이용한 투약이 편하긴 한데 아무래도 분변이다 보니 냄새도 나고 여러 가지로 환자들이 힘들어 해서 경구 투여는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여러차례 변이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큰 호전이 없으면 관장 이후 투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이식을 할 때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있을까. 한성국 원장은 “직장 내 투약같은 경우 엎드려 있는 자세가 좀 불편할 수 있겠으나 투약 과정에서 고통이나 통증은 전혀 없다”며 “투약 이후 2시간 정도 대변을 참아야하는 부분은 답답할 수도 있다”고 했다.

 

변 기증견(Donor) 조건 까다로워
변이식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변의 확보다. 한 원장의 가장 큰 관심사도 어떻게 하면 좋은 변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다. 그런데 그 기준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수의학적으로 조금이라고 안좋은 조건을 가진 개는 모두 제외다. 

한 원장은 “기증견이 상당히 건강해야 한다. 만성질환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일정 기간동안 항생제 치료를 받지 않고 특정 사료를 먹어야 한다. 또한 심장사상충이나 예방접종도 철저해야 한다”며 “높은 기준을 충족한 개만 도너로 인정받을 수 있고, 이 도너의 변을 환자에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경 쓸 부분은 또 있다. 변이 오래되면 건강한 분변으로써의 기능을 잃기 때문에 배변 이후 6시간 이내 이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증견 지원과 관리에 대해서는 “저희 병원은 직원 강아지들 중에서 선별하고 있다. 외부인들이 키우는 개의 경우 특정 사료를 꾸준히 먹고 있는지부터 건강상태를 꾸준히 체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보장할 수도 없어서 원장과 직원들이 양육하는 반려견 중에서 선정된 도너를 철저히 관리한다”고 전했다.

 

변이식 만병통치약 아냐
한성국 원장은 만성질환 치료에 있어 변이식이 무조건적인 만병통치약으로 불려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변이식을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개선시키는 개념으로 봐야지 변이식만 하면 무조건 설사나 구토를 없앨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만성 장병증은 상당히 치료법이 난해하기 때문에 특정 치료법이 완벽히 낫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원장은 만성 장병증 관련해 끊임없이 연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양한 국내외 학회활동을 통해 만성 장병증에 대한 최신 연구 동향을 살피고, 저 역시 연구를 통해 학술적인 성과를 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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