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구충제가 항암제의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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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구충제가 항암제의 작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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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63호] 승인 2019.1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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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과학자들이 2018년도에 종양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하여 가축과 반려동물에서 사용되는 광범위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사람의 암에 대해서 효과가 있다고 논문을 발표하고 난 후, 실제로 그것을 복용한 사람이 암에 효과가 있다고 유튜브에 치료효과를 소개하였다.

펜벤다졸은 기생충 세포내 마이크로튜블을 표적으로 하는 가축의 구충제로 사용되고 있다.

한편, 사람이나 동물에서 세포내에 존재하는 마이크로튜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조혈계 종양이나 고형 종양에 모두 치료 효과가 있다.

마이크로튜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는 식물로부터 추출하거나 또는 합성하며, 이러한 항암제는 가용성 튜블린 또는 마이크로튜블의 튜블린에 직접 결합하여 세포의 분열 및 증식을 억제한다.

마이크로튜블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은 두 가지 주요 그룹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 그룹은 미세소관 중합을 억제하는 마이크로튜블-불안정화제이며, 임상적으로 사용되거나 암 치료를 위한 임상연구에 사용되는 빈카 알칼로이드 계통인 빈크리스틴, 에스트라무스틴, 콜히친 및 콤브레타스타틴 등이 속해 있고, 두 번째 그룹은 마이크로튜블 안정화제로서 마이크로튜블의 중합을 자극하며 파클리탁셀, 도세탁셀, 에포틸론, 디스코더몰리드가 속해 있다.

펜벤다졸는 빈크리스틴과 같이 세포분열기에 방추사 형성을 방해하여 세포가 더 이상 분열 하지 못하게 한다. 세포분열에 필요한 방추사는 튜블린이 중합되어 형성되는 마이크로튜블로 구성되어 있는데 빈크리스틴은 종양세포의 튜블린과 결합하여 세포분열에 필요한 마이크로튜블의 합성을 방해하여 종양세포가 더 이상 분열할 수 없게 만들고 결국 자연사를 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빈크리스틴 같은 항암제는 부작용으로 말초신경, 자율신경, 뇌신경장애 등의 신경독성 증상이나 골수 억제, 다장기의 손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미세소관 표적의 대표적인 항암제인 파클리탁셀은 주목의 나무껍질에서 추출되는데 파클리탁셀을 원료로 한 탁솔은 난소 암, 유방암 및 비 소세포 폐암의 치료에 단독 또는 시스플라틴과의 병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탁솔도 부작용이 심하여 신경 독성, 골수 억제 등이 나타난다.

말기 암 환자는 더 이상의 치료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면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치료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든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인도의 Panjab대학의 연구원들이 펜벤다졸의 효과적인 항암제로서 실험 결과를 Scientific Reports라는 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인간의 비 소세포 폐암세포에서 마이크로튜블의 네트워크가 부분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약물 처치 후 종양 세포주에는 종양 억제 유전자인 p53이 존재하며, 종양세포의 사멸이 활성화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마우스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펜벤다졸을 2일마다 12일 동안 경구로 투여하였더니 종양 크기와 체중이 감소하였으며 병리조직 검사 결과 펜벤다졸이 종양 세포의 세포사멸사를 유도함으로써 생체 내에서 종양 세포 성장을 억제한다고 주장하였다.

암 세포는 에너지 요구 사항에 따라 포도당 섭취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펜벤다졸을 처치하였더니 포도당의 이용이 줄어 종양세포의 성장을 저해하였다고도 발표하였다.

최근에 특정질병의 치료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을 다른 치료 목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이미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모두 거쳐 사람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된 것들이다.

용량이 원래의 치료용량을 넘지 않은 한도에서 다른 질병에 치료효과가 있다면 신약의 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용이하게 신약을 탐색 할 수 있어서 저렴한 치료비로 환자들은 큰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펜벤다졸이 종양 억제 유전자인 p53를 활성화 시킨다든가, 종양세포가 포도당의 이용을 못하게 하는 기능 같이 다른 마이크로튜블 표적 항암제가 가지지 못한 다른 작용을 한다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항암제를 대체하거나 또는 보조제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물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펜벤다졸 같은 약물이 새로운 목적에 사용되는 것을 폄하하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펜벤다졸을 사람에 대한 신약으로 개발하기에 많은 제약이 있다면 동물병원에서 말기 반려동물 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해보는 것도 고려 해봄직하다.

박재학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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