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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새와 유리창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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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승인 2014.12.11  1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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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몇 번이나 유리창에 부딪혀 보았을까? 한 두 번은 유리창에 부딪히고 눈에서 별이 번쩍 하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 후 투명한 유리창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과 시각능력 그리고 지각을 통하여 알아차린다.

새의 경우는 어떤가? 새에게는 유리창이 치명적인 벽이 된다. 유리창에 충돌하여 죽은 새는 주로 도심에서 발견되며, 그러한 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 의해서만 보고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가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의 조류보호협회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10억 마리의 새가 유리창에 충돌하여 죽는다고 한다. 유리창의 종류에 따라 새들의 충돌 비율도 다르다. 반사가 잘되는 유리는 새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다.

유리창에 반사된 나무나 하늘을 보고 새가 날아든다. 도로나 풀이 반사된 유리창보다 나무나 덤불이 반사된 유리창에 새들이 더 많이 충돌한다. 새들은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사이, 둥지의 입구처럼 조그만 통로를 향해 잘 날아다닌다.

투명한 유리는 햇빛이 강할 때 주위에 비해 검게 보여 새가 날아드는 통로로 보일 수 있다. 또한 투명한 유리창의 건너편에 있는 나무나 숲으로 새가 날아들 수도 있다.  안개가 심할 때는 철새들이 유리에 부딪혀 죽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유리로 된 건물은 밝은 조명과 태양열의 투과로 인한 에너지 절감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조망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심의 수많은 빌딩의 유리창을 비롯하여 전원주택의 유리창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국토교통부)은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녹색건축물의 확대를 통하여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 및 국민의 복리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하여 2013년 제정된 법이다. 법에 따른 녹색 건축 인증기준에는 생물군집 서식 공간 조성의 일환으로 인공새집, 먹이통 등 동물서식처 제공과 조류나 곤충이 앉을 수 있는 횃대 제공이 평가기준의 하나로 되어있다.

이러한 건축에는 태양의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하여 유리창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친환경을 위하여 건축된 집주변에는 새집을 만들어 주었는데, 유리로 된 창문에는 새들이 충돌하여 죽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 설악산 자락에 위치한 어느 전원주택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건축 후 이미 네 마리의 새가 유리창에 부딪혀 죽었다는데, 그 날도 박새 떼가 주변에 모여들더니 한 시간 동안 여섯 번이나 새들이 와서 유리창에 충돌하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히 한 마리도 죽은 예는 없었지만 조금 더 큰 충격을 받았다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새들의 유리창 충돌을 막기 위해서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건물에 외벽, 망, 그늘막, 장식용 그릴 등을 설치하는 것은 새들의 충돌을 막기에 좋은 방법이나 조망과 경비면에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 눈에는 투명하게 보이지만 새에게는 자외선이 반사되는 유리를 건축에 이용하기도 한다. 수직으로 세워진 유리보다는 20도 또는 40도 정도 기울여진 유리에 새들이 덜 부딪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유리창을 비스듬히 만들기도 한다.

유리창의 바깥부분에 세라믹으로 장식을 하는 방법이나 불투명한 유리창을 사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유리창의 반사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유리창 안쪽에 블라인드, 커튼 등을 설치하여 새들의 충돌을 막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소형의 유리창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은 새나 거미줄과 같은 스티커를 창문에 붙여 놓는 방법이다. 새들은 그러한 스티커를 새의 그림자로 인식하기보다는 단순히 장애물로 여기기 때문에 많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일시적으로 새의 충돌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새들의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축물의 설계부터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건물을 시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기준에 새들의 유리창 충돌방지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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