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유 있는 동물병원 진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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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이유 있는 동물병원 진료비
  • 안혜숙 기자
  • [ 179호] 승인 2020.07.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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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예방 접종비가 동물병원에 따라 최대 4.7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보도하는 기사들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동물병원 진료비 논쟁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 것은 모든 진료 항목이 비급여 수가이기 때문이다.

메디컬 병원에서 환자가 전액 본인 부담하는 비급여 수가는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 의사들이 모여서 수가를 정하거나 관련 협회에서 수가를 지정하면 단합행위로 적발된다.
동물병원마다 수가가 다를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동물병원의 기본적인 진료 항목별 수가는 병원마다 대부분 비슷하지만 동물의 무게와 처방내역, 처치방법 등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동일한 진료도 동물의 몸무게와 약물 사용량 및 방법에 따라 진료비가 다르기 마련이다.

시술 방법과 사용하는 재료로 인해 진료비에 차이가 나는 것은 의과나 치과, 한의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정부와 언론이 동물병원 진료비에 주목하는 것은 동물의료를 사람 의료와 다른 사적 영역으로 보는 시각 때문이다.

동물병원은 의과, 치과, 한의원 등과 마찬가지로 의료기관의 일종이지만, 국가의 지원이 되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인의병원의 건강보험과 달리 동물병원은 진료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어 보호자가 본인부담으로 진료비를 모두 부담하다 보니 사람 병원과 비교해 진료비가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부분을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국내의 반려동물 시장은 농축산 시장에 비해 국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적고, 시장 규모도 작다.

정부나 지자체의 동물 관련 정책이 축산 농가에 맞춰져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안에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를 공표하겠다고 발표하며 수의계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동물병원의 진료비 책임을 수의사에게 전가시키는 모양새다.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가 당장 전체 동물병원 수가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수 있다. 사전고지제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의과와 치과의 경우 별 영향이 없는데다 가격 비교 사이트가 거의 사라진 것도 진료비 공시제의 실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동물병원에도 진료비 공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 하더라도 진료비 공시제가 시행되고 나면 정부가 그 다음에 또 수의계에 무엇을 요구할지 알 수 없다.

수의계가 정부의 부당한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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