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애매한 ‘동물병원 과태료’ 인상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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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애매한 ‘동물병원 과태료’ 인상 기준
  • 안혜숙 기자
  • [ 183호] 승인 2020.09.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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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도 동물병원에 책임 전가
지자체 시행령 개정하자 바로 실태점검 무리수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동물병원의 과태료 금액을 상향하는 수의사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병원이 진료 요구를 거부할 경우 1차 5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인상되며, 3차로 적발될 경우 250만원의 과태료를 낼 수 있다. 그 외에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단서, 검안서, 처방전을 발급하거나 거부한 경우 등도 과잉진료 행위로 보고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다음날인 8월 20일부터 즉시 이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와 경영 악화라는 이중고를 앓고 있는 동물병원에 정부가 칼을 들이 댄 셈이다.

문제는 일부 지자체에서 8월 26일부터 개정된 수의사법 시행령이 실시되자 마자 실태 점검을 나왔다는 점이다. 

전라북도는 9월 28일까지 시군과 합동으로 도내 동물병원에 대한 운영실태를 점검하기로 했으며, 제주도는 9월 29일까지 동물병원의 위생 및 안전관리 점검에 나선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면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는 시점에 수의사법 개정과 동시에 실시하는 지자체의 실태점검이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과잉진료도 과태료 상향
수의사법 시행령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수의사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정부는 “동물병원 내 과잉진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수의사법에 규정된 과잉진료 행위에 대한 과태료도 상향하여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예를 든 과잉진료는 대부분 의료인과 소비자의 분쟁에서 비롯된다. 소비자의 오해로 일어날 수도 있으며, 의료인의 설명 부족에서 나오는 소통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과잉진료 책임을 동물병원에만 몰아가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대한수의사회는 “과잉진료 문제에 대해 동물병원에 책임을 전가하는 농식품부의 시각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러한 시각은 동물병원의 적극적인 진료를 저해하여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반려동물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과는 보건소가 실태점검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동물병원 실태 점검을 나오는 지자체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제주도와 전라북도는 동물병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요구 거부행위 및 진료 후 진단서처방전 적정발행 여부, 유효기간 지난 약제사용 여부, 소독 등 동물병원 내 위생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의과에서는 병의원에 대한 실태점검을 보건소가 담당하고 있다. 환자의 과잉진료에 대한 부분도 의학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보건소 담당자가 맡아서 진행한다. 

그러나 동물병원의 과잉진료 문제는 수의사적 지식을 갖춘 전문가가 시행하는지 의문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물병원도 증가하고 있다. 

수의계가 정부에 더욱 실망하고 있는 것도 지금이 ‘코로나 시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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