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반려동물 관련 분쟁 ‘수의사 진단’이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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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반려동물 관련 분쟁 ‘수의사 진단’이 근거
  • 안혜숙 기자
  • [ 194호] 승인 2021.02.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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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관련한 이웃 간의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험 처리가 명확하지 않아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분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개물림 사고는 보상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보험사고로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약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등 불명확한 사고는 동물보험으로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반려동물이 농약으로 인해 피부질환을 앓았다며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사례도 마찬가지다. 

 

농약 살포로 이웃 반려견 피해
주택 소유주 A씨는 마당 정원수에 벌레와 해충이 많아 불편하다는 주택 임차인의 민원을 받고 이웃주민 D에게 농약 살포를 요청했다. 

A씨의 부탁을 받은 D씨는 아그리마이신과 팬팀을 물에 희석해 정원수에 살포했으나 철조망 펜스를 사이에 두고 있는 피고인 C가 키우고 있는 골든리트리버 3마리에게 농약이 유입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D씨가 농약을 살포했으나 주택 소유주 A씨의 부탁을 받고 진행한 만큼 피고인 C는 A씨에게 반려견에 대한 목욕비와 위탁비 등 165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일상생활 중 타인에게 인명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줘 법률상 생긴 배상책임을 보상해 주는 보험 상품이 특약으로 가입돼 있어 보험사에 생활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보험사가 타인이 거주하는 곳에서 발생한 사고라며 이를 거절해 고스란히 보상을 떠 앉게 됐다. 



인과관계 있어야 손해배상책임
피고인 C씨는 사고 후 반려견을 분양보호소에서 위탁 치료를 시키고, 수의사로부터 ‘피부질환, 농가진 및 복부에 염증 있음. 피부가 발적이 되어 항생제 처치가 필요함. 약품이나 화학적인 성분에 의해 감염된 것 같음’이라는 처방전을 발급받았다. 또한 20일간의 위탁치료 관리비로 891만9,350원을 지불했다. C씨는 해당 비용을 주택 소유주 A씨에게 청구했으나 높은 금액으로 부담을 느낀 A씨로 인해 소송까지 이어졌다. 

수원지방법원(2018가단5657)은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배상 청구 부분 중 이 사건 농약 살포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고, 통상적이지 않거나 예견 가능하지 않는 비용에 관하여는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서 제외함이 상당하다”며, 주택소유주 A씨에게 300만원(치료비와 목욕비 1,108,500원과 위자료 1,891,500원)을 피고인 C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C씨가 분양보호소에서 결제한 891만9,350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법원이 분양보호소의 위탁금액과 기형견 출산 우려 등을 인정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농약 오염으로 인한 세척과 치료를 위해 전문가에게 20일간 위탁관리를 맡겨야 할 정도로 반려견의 상태가 불량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농약 제거를 위한 목욕비 90만원과 동물병원 치료비 208,500원만 인정했다. 반려견이 농약에 오염되어 기형견 출산이 우려된다는 점은 아예 인정되지 않았다.

해당 판결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수의사의 증인 진술이다. 증인으로 나선 수의사는 살포된 농약이 모두 독성이 가장 낮은 성분으로 물에 희석한 적정량을 살포할 경우 사람의 건강에 해를 끼치는 정도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반려견들은 통상 사람에 비하여 피부가 약하고 습하고 더운 7월경 농약에 오염될 경우 피부 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술을 했다. 

이를 토대로 목욕비와 치료비, 위자료만을 법원이 인정했다. 고가의 치료라도 인과관계가 있는 것만을 손해배상책임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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