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모임과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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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모임과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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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6호] 승인 2021.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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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동물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많은 이해관계에 얽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모였다가 헤어지곤 한다. 

종교, 철학, 정치, 경제 등 모임의 방아쇠가 되는 요인은 너무도 많다. 차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많은 사람의 관심은 정치와 경제이며 그 성향에 따라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통령을 향한 대선주자들은 각 정당에 모여 자웅을 겨루고 있고 지지자들은 그 정당에서 모임을 갖게 된다. 이러한 모임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또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주역의 택지췌(澤地萃) 괘에서 힌트를 얻고자 한다. 

주역 64괘 중 택지췌 괘는 연못(澤)이 땅(地) 위에 올라와 있는 모양이다(澤上於地). 췌(萃)는 풀(艹)이 떼 지은 병졸(卒)처럼 모인 모습으로 결합 또는 단결을 뜻하며 모이다의 의미가 있다.

괘사(卦辭)는 한마디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위정자가 즐거운 마음으로 백성을 다스리면 백성은 모이게 되고 위정자의 다스림을 즐겁게 받아들이며 위정자를 따르게 된다(上說下順).

九五의 위정자는 강하고 바른 위치에(陽剛中正) 있으며 대응하는 六二의 신하가 도와주니 이러한 재질을 가지고 있으면 천하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위정자가 사람들이 공통으로 생각하는 중요한 문제에 관하여 관심을 기울이면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된다. 주역에서는 위정자가 종묘(宗廟)를 두는 데에 이른다고 하였는데, 옛날에 종묘는 국가의 중심점으로서 민심을 한군데로 모으며 군사의 마음을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임도 바른 마음을 가진 대인(大人)을 만나야 정도(正道)로서의 모임이 되며 그래야만 형통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면 모든 것이 풍부하게 된다.

이때는 천하의 사람들이 부와 기쁨을 같이할 수 있도록 위정자는 물건과 사귐을 넉넉하게 베풀어 주어야 한다. 한편 많은 사람과 만물이 모이면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긴다.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해서 미리 경계하기 위하여(戒不虞)병기를 잘 보존하고 묻은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除兵器). 

각각의 효사(爻辭)를 보면, 初六은 九四와 정응(正應)관계로 믿음과 진실성은 있으나 음이 둘이나 바로 위에 있어서(六二, 六三) 九四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만약 큰소리로 九四를 부르면 음의 무리들이 初六을 웃음거리로 삼는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근심하지 말고 九四를 따라가면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六二는 이끌려서 九五에 가면 좋다. 六三은 바로 위아래에 나란히 있는 六二나 九四와는 짝을 이루지 못한다. 그래서 六二나 九四와 모이려 하다가 탄식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자기 짝인 上六을 찾아가지 않고 六二와 九四에게 찾아갔으나 거절 당해서 上六을 찾아갈 때 조금 부끄럽게 된다. 九四는 九五인 위정자와 가깝고 백성들(初六, 六二, 六三)도 따른다. 두루 바르면(正) 아주 좋고 그러면 허물이 없게 되는 것이다.

위정자의 신하인 九四가 부정하게 신임을 얻으면 결과는 좋을 리가 없고 결국 허물이 있게 된다. 九五는 위정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어서 허물이 없다. 혹시 사람들로부터 신임을 얻지 못한다면 선하고 바르게 행동해야 사람들이 돌아오고 후회가 없어진다.

上六은 사람들의 모임이 궁극적인 상황까지 간 것으로써 사람들이 모인다는 괘사가 무색하게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위정자로서의 상황이 편안하지 못하여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반성을 하지만 누구에게 잘못을 물을 수도 없다.

그러한 상황은 스스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화합과 단결에서는 위정자의 능력뿐만 아니라 겸손이 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위정자는 자기를 과신하게 되며 오만하게 되고 초심을 잃게 된다. 우정과 사랑으로 모인 사람들은 서로 오만과 독선으로 눈물과 콧물을 흘리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대선주자들이 모인 정당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당에서는 대선주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달리도록 독려하는 것이 당 대표의 역할이다. 당을 이끄는 대표가 겸손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움직이거나 특정 주자에게 힘을 실어 준다면 그 모임은 깨질 것이다.

당 대표가 크게 바르다면(大正) 대길(大吉)하게 되고 그러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박재학 교수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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