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동물보건사’에게 의료 과실책임 물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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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동물보건사’에게 의료 과실책임 물을 수 있나
  • 이준상 기자
  • [ 217호] 승인 2022.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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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보건사는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 보조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동물보건사의 업무 범위와 한계는 수의사법 시행규칙 제14조의7(동물보건사의 업무 범위와 한계)에 따른 △동물에 대한 관찰 △체온·심박수 등 기초검진자료의 수집 △간호 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약물 도포·경구 투여 △마취·수술의 보조 등이다.

수의사법에 동물보건사의 구체적인 업무 범위 항목이 신설되면서 그만큼 진료 보조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높아짐에 따라 의료사고 발생 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법이 정하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 중에도 동물보건사 업무 범위에 해당하는 환자의 관찰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 간호사와 관련된 판례를 참고해 동물보건사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알아보자.  

 

환자 관찰 및 보고의무 태만
A종합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한 환자 B씨는 호흡곤란으로 산소흡입기를 부착해 산소를 공급받고 있었다. 산소를 공급받는 것을 확인한 당직 의사는 다음날 새벽 다시 상태를 확인하고 위급상황에 대비하여 인공호흡을 위한 응급처치기구를 병실에 준비하도록 야간당번 간호사에게 지시한 후 아침까지 당직실에서 수면을 취했다.

야간당번 간호사는 당직 의사로부터 환자에 대해 2시간마다 활력 징후를 체크하고,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면 즉시 의사에게 연락하도록 지시를 받았음에도 활력징후 체크를 오전 3시에 1회만 실시하고, 오전 6시경 보호자로부터 환자가 호흡곤란으로 고통스러워하니 의사를 불러 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의사에게 연락하지 않은 채 근무교대 후 퇴근했다. 

주간당번 간호사 또한 당직 의사가 지시한 대로 활력징후 체크를 하지 않았고, 보호자가 환자의 입술이 청색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의사를 불러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응하지 않았다. 이후 환자의 얼굴까지 청색으로 변하면서 환자가 몸부림치는 것을 보고 다급하게 의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환자를 확인하거나 의사에게 연락하지 않고 시간을 지체했다. 

간호사는 환자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산소흡입기를 떼고 복도로 뛰어나와 쓰러지고 나서야 당직 의사에게 연락했지만, 이미 호흡정지가 발생한 환자는 뇌 산소결핍으로 인한 뇌 기능 부분손상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재판부는 “담당 의사와 간호사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환자의 예후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증상의 악화 여부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기도삽관 또는 기관절개술을 시행하는 등 호흡장애로 인한 위험을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 2시간마다 활력징후 체크를 성실히 이행했더라면 기도 부종의 증상 악화를 미리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보호자가 수차례 환자의 상태 악화를 말하며 의사를 불러주기를 요청했음에도 환자를 관찰하지도 않고, 그 요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은 간호사들의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직 의사 또한 본인이 직접 환자의 경과를 살펴 호흡장애의 여부를 관찰하고, 필요한 처치를 시행했어야 할 것임에도 당직실에서 수면을 취하다 전화로 환자의 상태만을 물어보고는 직접 살피지 아니하고 방치한 것에 대해서도 의사의 과실이 있다”며 의사와 간호사 모두에게 과실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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