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삼강주막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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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삼강주막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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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23호] 승인 2022.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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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물길따라
석양빛 등에 지고
어둠이 내리기 전에
가쁜 숨 몰아치면서
다 다랐던 곳

느티나무 아래 강나루
세월 낚는 강태공
뱃사공은 어딜 가고
오랜 세월 지킨 토담 초가
외롭게 지켜보네

저녁밥 짓는
허리 굽은 백발 주모
걸걸한 막걸리 목소리
돼지고기 파전에
국밥 끓이던 굴뚝 연기
추억으로 피어나는 주막에

남은 햇살 가버리고
옅은 어둠의 그림자
어느새 다가와
가볍게 내 몸 감싸는데
부침개 깍두기
이빨 빠진 툭사발에
뽀글뽀글한 동동주 찾아
천리 길 달려온
목마른 나그네

한잔 거나하게 취할
삼강주막의 주모는 어디 갔소




시작(詩作) 배경
2010년 안동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발생된 이후 2011년 경북 북부권의 축산농가에게 ‘가축질병예방 및 방역’ 교육 차 경북도립대학(예천 소재)으로 가는 길에 예정 시간보다 일찍 당도하여 인근의 명소인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잠시 들렸다.

회룡포는 최근 트로트로 많이 알려졌지만 삼강주막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되어 이번 기회 소개하고자 한다. 삼강주막은 우리나라 현존하는 마지막 주막으로서 삼강나루터에 자리 잡고 있다. 보부상이나 벌목한 것을 뗏목으로 한강까지 운반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막걸리나 파전 등으로 요기를 하던 곳이었다.

근대 유물인 삼강주막은 새까맣게 그을린 아궁이벽에 일자무식(一字無識)자인 주모가 부짓갱이로 가로 세로의 선을 그어 보부상이나 뗏목꾼들의 외상값을 표기해 놓은 것이다. 막걸리나 안주의 주문량에 따라 선의 크기를 다르게 표기해 놓았다가 외상값을 갚을 경우 줄지어 새겨진 선 위에 겹치게 교차선을 끄어 변제가 되었다는 표기가 남아 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인 보부상, 뗏목꾼과 주모간의 신뢰의 바탕에서 이루어진 아름다운 상도덕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5월은 가정의 달로서 코로나로 인해 2년간 마스크에 가려진 세상을 산 가족 등 지인 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조상의 지혜와 유물을 찾아보는 기회를 가져 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당시 이곳에서 느꼈던 것을 시로 표현해 보았다.  

 

 

心湖 문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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