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고양이도 통금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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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고양이도 통금 시간이 있다?”
  • 강수지 기자
  • [ 237호] 승인 2022.12.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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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야생동물센터가 발표한 ‘2021년도 야생동물 구조 원인 현황’을 살펴보면 야생동물의 구조 원인의 상당수가 ‘미아’와 인공구조물과의 ‘충돌’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교상’이 3위를 차지했다. 즉, 야생동물 자체적인 요인이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는 교상이 가장 많은 것이다.

고양이가 도심 속 소동물들 사이에서 최상위 포식자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상으로 해를 입은 야생동물 중 상당수 이상이 고양이에게 공격 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구조된 동물 중에서는 조류뿐만 아니라 족제비, 청설모 등 포유류도 포함돼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82만 가구가 고양이를 기르고 있고, 반려묘의 수는 258만 마리에 달한다. 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전체 가구 중 약 28.5%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 또한 약 100만 마리로 추산된다.

고양이는 인간 의존도에 따라 크게 사람이 집에서 기르는 집고양이, 사람이 사는 공간 주변을 맴돌며 먹이활동을 하는 배회고양이, 사람으로부터 완전 독립해 야생에서 생활하는 들고양이 세 부류로 나뉘게 되는데, 여기서 배회고양이와 들고양이가 흔히 불리는 길고양이로 이들 모두 야생동물을 사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양이는 설치류, 소형 조류, 파충류, 곤충 등 작은 동물을 사냥하는 데 타고난 능력을 갖고 있으며, 고양이가 있는 지역에는 날아다니는 새가 없다고 할 정도로 생태계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고양이는 꼭 생물이 아니어도 공, 레이저 포인터, 줄, 막대 등에도 달려드는 습성이 있는데, 이들의 사냥은 꼭 배가 고파서만이 아니라 배가 불러도 사냥 본능에 의해 죽이기만 하고 먹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고양이가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생태계 교란을 잘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반려묘를 많이 기르는 나라에서는 반려고양이 통행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독일의 발도르프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종달새가 사는 남쪽 지역에서 반려고양이의 통행을 금지했다. 아이슬란드의 아퀴레이리 또한 내년부터 밤 12시부터 오전 7시까지 고양이의 거리 배회를 금지할 예정이다.

호주의 바스 코스트 셔는 내년 7월 1일부터 고양이의 거리 배회를 연중무휴 24시간 금지한다. 고양이 외출은 주인집 마당에 한해서만 가능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80달러(한화 약 24만 9천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캔버라에서는 올해 7월 1일 이후 태어난 고양이는 캔버라 전역에서 배회를 금지하고, 그전에 태어난 고양이는 ‘고양이 격리’가 선언된 교외 17곳에 살 경우에만 배회를 금지한다. 위반 시 최대 1,600달러(한화 약 221만 8천 원)의 막중한 벌금이 부과된다.

호주는 길고양이 살처분 조치를 내렸을 만큼 고양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반려묘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길고양이로 인한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중성화수술 정책과 입양 및 실내 고양이로 기르기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와 관련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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