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가 더 오래 버틸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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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가 더 오래 버틸 것이냐
  • 개원
  • [ 241호] 승인 2023.01.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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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활황기를 맞았던 것도 잠시 새해 벽두부터 동물병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경부터 동물병원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연초부터 개원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들이 현실화 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동물병원은 10월부터 겨울까지를 비수기로 보고 있는데 이번 비수기는 기존의 비수기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미국발 고금리와 고환율, 고물가로 동물병원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불경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고금리로 인해 장비 리스 길이 막히면서 올해는 신규 개원이 주춤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높은 이자율에 대출은 물론 리스까지 어려워지면서 개원을 미루는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비 구입만 하더라도 1~2억이 필요하고, 개원을 하려면 최소 5억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출은 물론 리스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물병원과 주로 거래하는 주요 캐피탈사들의 리스 금리는 현재 8~9%에 달한다. 리스는 고정금리이다 보니 캐피탈사조차 장비 리스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개원은 물론이고 장비 구입 계획이 있던 병원 입장에서는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다. 

리스 길이 막히면서 의료장비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다. 보통 리스는 장비 구입 시 해당 업체를 통해 이뤄지는데 리스가 어렵다 보니 업체들의 장비 판매도 끊기면서 일부 업체는 존폐 여부까지 고민해야 하는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개원뿐만 아니라 기존 동물병원들도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동물병원들이 고급화, 대형화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 시대가 계속될 경우 로컬 병원뿐만 아니라 무리한 확장으로 운영이 어려운 대형병원들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정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살아남는 병원들을 중심으로 개원가가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경제 위기가 언제쯤 풀릴 수 있을지는 사실 요원한다. 세계 경제학자들이 글로벌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잿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어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 포럼에서는 경제학자 68%가 올해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특히 경제학자 91%가 “미국은 저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답해 미국 경제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매우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금리 현상의 지속으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 부진도 우려를 더한다. 경영 부진은 곧 기업들이 투자 보다는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투자 열풍이 불었던 반려동물산업이 요즘은 투자가 끊기고 있다는 소식이 괜한 소문만은 아니다. 

고금리, 환율 상승, 고물가, 저성장은 올 한해를 관통할 키워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잠시나마 활황을 맞았던 수의료시장이 너무 일찍 폭죽을 터뜨렸나 할 정도로 찰나로 끝났지만 전 세계적으로 닥친 경제 위기를 피해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초부터 힘 빠지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침체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는 결국 우리 자신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틸 수 있도록 올해는 고삐를 잔뜩 당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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