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칼럼] 수의 국가고시와 수의교육 돌아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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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칼럼] 수의 국가고시와 수의교육 돌아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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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48호] 승인 2023.05.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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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시행하는 ‘수의사 국가시험’은 수의사가 되기 위한 최종관문이다. 이는 이 시험을 통해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수의사가 배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는 국가고시는 기초수의학, 예방수의학, 임상수의학, 수의 법규 및 축산학이라는 평가할 과목만 정해져 있을 뿐, 각 항목에서 평가할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명시된 바가 없다. 결과적으로 시험의 난이도와 항목들은 출제하시는 교수님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임상에서 꼭 필요한 내용들은 포함되지 않는 경우들도 발생하게 된다. 

수의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진단이다. 진단을 잘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보호자 문진과 체계적인 신체검사가 필요하며,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정보로 검사의 진행방향을 결정하고, 감별진단 목록을 세우고, 최종 진단까지 내리게 된다. 

실기시험은 진단에 대한 전반적인 능력을 평가하는데 최적이며, 의사 국가고시에도 실기시험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수의사 국가고시에는 필기시험 뿐이다. 수의과대학에서도 진단을 위한 실습은 없다. 대학에서는 각 질병에 집중할 뿐, 통합적인 사고를 통해 신체검사, 문진, 검사에서 얻은 여러 정보를 취합해 질병으로 귀결시키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수의과대학에서도, 최종 시험에서도 수의사의 필수인 진단 능력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임상을 시작한 1년차 수의사들에게는 무기 없이 전쟁을 나가는 격이다.

진료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의 진단 능력을 키우는 데에는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실기시험에서는 통합적인 사고능력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실기에 대한 평가도 진행되어야 한다. 

국가고시에서 이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의과대학에서 피하/근육 주사, 채혈, 정맥주사, 삽관, 신체검사, 보정 등과 관련된 충분한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습예산으로는 동물 더미를 구비할 수 없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나 역시 이런 부분에 있어 수의과대학 교육의 부족함을 느꼈기에 의료봉사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동물에게 침습적인 행위는 할 수 없지만, 직접 보정을 하고, 선생님들이 피하/근육주사를 하는 걸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고시에서의 세부적인 평가항목의 확립은 수의학 교육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의사 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와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 연구를 통해 근본적인 뿌리의 문제부터 해결되어 더 좋을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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