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전염병 노출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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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전염병 노출 이대로 괜찮나” 
  • 강수지 기자
  • [ 254호] 승인 2023.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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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현장서 감염병 환자 접촉 가능성 높아…가이드라인 마련 및 제도 개선 필요해

최근 서울시 일대에 위치한 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들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려 잇따라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료가 원인인 것으로 판명됐으나 이 사건을 계기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잠재적 위험성에 대비한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수의사 감염병 노출 의사만큼 높아
과거에는 주로 소, 돼지 닭 등 산업동물로부터 유래된 질병들이 많았으나 산업의 발달에 따라 반려동물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의 종류가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공통감염병은 약 200여 종으로 그 원인도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등 다양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반려동물을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사람에게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도 다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의사는 반려동물을 비롯해 각종 소동물, 대동물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사람으로서 AI 외에도 각종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에 노출될 위험성이 매우 높은 환경에 놓여 있어 이에 대한 연구와 대책 수립이 시급한 실정이다.


SFTS 수의사 감염 사례도 발생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6년간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 총 16명이 동물을 통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이하 SFTS)에 2차 감염됐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비공식적으로 SFTS 감염 의심 반려견 환자를 진료한 수의사가 SFTS로 치료받은 사례가 있다. 중증질환 환자를 응급처치하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동물병원 원장이 환자가 사망한 이후 고열 등 임상 증상을 보이며 SFTS 진단을 받은 것이다.

현재 SFTS는 진단 키트를 비롯해 백신이나 약이 없어 의료진 스스로 에어로졸로 인한 전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갑, 마스크, 고글, 가운 등 개인 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한 후 진료에 임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서는 SFTS를 법적으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전염병 예방법에는 포함돼 있지 않아 2차 감염 예방을 위한 추적관리 시스템 마련 등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진드기에 노출된 이력이 있고, 관련 임상증상을 보인 고양이 22마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 있는 채준석(서울대) 교수는 “기후 및 환경 변화와 야생동물 수 증가에 따라 SFTS 밀도와 접촉 기회가 늘어나고 있어 학계뿐만 아니라 업계와 정부가 힘을 합쳐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헬스 접근법 통한 제도 개선 필요해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감염병 응급환자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도록 대한응급의학회와 함께 「감염병 유행 시 발열, 호흡기 증상 응급환자 전원 지침 권고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수의계는 인수공통감염병 발생 시 어떤 방역 조치를 해야 할지 결정하는데 필요한 역학 데이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마땅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지난 5월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회(위원장 김소현)는 제1차 회의를 통해 △원헬스 분야에서 수의사의 역량 강화 및 역할 재정립 등을 위한 홍보자료 마련 △반려동물 관리와 수의사,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가이드라인 제작 △정책 방향 제시 등을 통해 인수공통감염병 예방과 수의사 역할 재정립에 나섰다.

김소현 위원장은 “수의사는 동물의 건강뿐만 아니라 공중보건, 환경위생 등 다양한 업무 범위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동물병원 종사자들의 인식 제고가 중요하다”면서 “사람과 동물 그리고 환경보호를 위해 수의사의 사회적 책무를 다 하고, 동물병원 종사자들의 건강 확보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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