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상술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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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상술 주의보
  • 강수지 기자
  • [ 260호] 승인 2023.1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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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성 없는 정보로 수의계 생태계 교란…보호자 교육 통해 정보 바로잡아야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할 것이다. 이런 바람으로 반려동물과 교감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심리를 파악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션’이 성행하고 있다.

보호자들은 일명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시간당 일정 금액의 돈을 지불하고 애니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아예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양성 과정까지 생겨나고 있는 추세인데, 이들의 교감과 소통 방식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사기 논란까지 일고 있다.


보호자들 피해 사례 속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의 터무니없는 조언으로 피해를 입은 애견미용샵의 사례가 올라왔다. 해당 미용샵은 일주일 전 미용을 마친 강아지의 보호자 A씨로부터 미용 후 성격이 소심해진 것 같다며 학대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미용샵은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안내와 함께 폭력과 같은 학대는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A씨의 의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알고 보니 A씨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였으며, 교감을 통해 강아지의 마음을 읽어 보니 학대는 없었지만 애견미용사가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 강아지가 우울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해당 사례의 애견미용사는 말을 할 수 없는 선천적 언어 장애를 앓고 있어 A씨의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 게시물이 게재된 후 “반려동물과 소통하고 싶은 보호자의 마음은 백번 이해하고, 꼬리를 흔든다거나 배를 까고 눕는 등 표정이나 행동으로 반려견의 대략적인 감정을 알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같은 사람들 때문에 수의사들도 스트레스 받는다”는 현직 수의사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펫로스 증후군’ 전문가 조언 받아야
일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은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과 영혼 교감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 SNS를 통해 고객을 모집한 후 반려동물 사진과 이름을 보내주면 반려동물의 내면 이야기를 보호자에게 대신 전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과학적인 근거나 전문성 없이 반려동물을 잃고 슬퍼하는 보호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보호자들의 지나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맹신도 문제다. 수의사 L씨는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난 후 찾아오는 펫로스 증후군은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를 개인적인 문제로 방치하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수의사 또는 의사와 연계를 통한 정신적 치료나 의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치유 과정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보호자 대상 교육 필요해
각종 SNS를 비롯해 반려동물 커뮤니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면서 보호자들의 지식수준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비전문가로부터 무분별하게 정보를 접한 일부 보호자들의 잘못된 행태는 고스란히 수의사의 몫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보호자 교육의 중요성은 개원가뿐만 아니라 수의대 교수진 또한 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때문에 동물병원은 물론 각종 학회와 업체에서도 반려인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수의사들이 직접 보호자 교육을 통해 잘못 알고 있는 임상 정보를 제대로 알려야 치료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의사의 이미지 제고와 역할 정립, 나아가 수의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의료 시장의 성장과 함께 보호자 교육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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