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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글로벌보건안보구상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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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호] 승인 2015.09.17  11: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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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일곱개국의 보건관련 장, 차관을 포함한 국가 대표와 국제연합(UN),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수역사무국(OIE) 등 9개 국제기구의 고위 담당자들이 참석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 고위급 회의가 9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되어 GHSA의 정신과 비전을 담은 서울선언문(Seoul Declaration)을 채택하였다.

본 회의에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전염성 질병의 확산 방지에 대하여 국가 간 공조체계 구축을 제안하였다. 미국의 질병관리본부 책임자인 Thomas Frieden박사는 전염병의 국제적인 확산을 강조하며 각 국가는 질병의 탐지, 대응을 위하여 전문가의 훈련, 실험실 역량강화 및 감시체계의 구축을 해서 국제적인 공조체계에 동참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OIE의 사무총장인 Brian Evans박사는 국가 간 질병 감지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각국은 질병 탐지 대응에 관한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글로벌보건안보구상에서는 동물의 질병을 반드시 포함시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에 앞서 기조발표에 나선 ‘바이러스폭풍’의 저자 네이션 울프도 동물과 인간의 감염통로가 신종 전염병의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그는 세계적 유행성 전염병의 피해는 질병 그 자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한나라의 문화적 그리고 정신적인 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대책을 보건 분야에만 한정시키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최근에 전 세계적인 유행을 보이며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 WASHME(West Nile Virus, Avian Influenza, SARS, HIV, MERS, Ebola)는 최근 우리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한 국가의 정치, 경제, 문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질병들이다.

최근에 국내에서 MERS로 인하여 16,693명이 격리 조치되었고, 1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 수는 36명에 이르렀다.

MERS는 중동의 시골에 살고 있는 낙타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가깝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우리사회는 경제적으로 얼마나 손실을 입었을까?

한국경제연구원은 MERS가 3개월간 지속되면 20조원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동물의 유행성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2010년부터 2011년에 걸쳐 소와 돼지에 발생한 153건의 구제역으로 인해 방역비로만 2조7천억 원이 소요되었다.

작년에 Ebola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국가들의 기능이 마비되었지만 다행히 세계 각국으로부터 파견된 의료진의 협력으로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WASHME는 모두 동물로부터 유래한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어 일으키는 질병들이다.

West Nile Virus는 조류로부터, SARS는 박쥐, HIV는 침팬지, AI는 조류,  MERS는 낙타, Ebola는 과일박쥐에서 병원체가 분리되었다. 이와 같은 병원체에 감염된 동물들은 대부분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병원체가 이종숙주에 감염되면 병원체에 대한 이종숙주의 과도한 면역반응 때문에 심각한 질병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병원체가 이종숙주에 적응하는 단계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원숙주에서는 병원성을 보이지 않는 병원체가 이종숙주에서 강한 질병상태를 유발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병원체가 무수히 숨어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박쥐나 설치류, 유인원 같은 야생동물의 체내이다. 그리고 야생동물과 사람의 접촉은 교통의 발달과 사람들의 야생생태계의 침입으로 인하여 보다 빈번해지고 있다.

밀림과 남극과 같은 오지에서 숨어있던 병원체가 개발과 관광 등으로 인간사회에 노출되기 쉬워졌다. 이러한 경로를 통하여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유행성 전염병이 창궐하였을 때 그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함이다.

먼저 강력하고 신속한 방역체계의 구축과 신속한 진단법 개발, 그리고 규정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절차에는 국가 간의 상호연계가 필요하며, 민간과 정부기관의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그러한 협력체계의 구축을 위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은 앞으로 세계적 유행성 질병의 방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글로벌보건안보구상이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려면 많은 학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one health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인간과 동물사이의 공통 병원체를 추적하고 대응하는 것이 인간사회에 신종 유행성 전염병이 창궐하는 것을 방지하는 첫 단추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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