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간-돼지 키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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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간-돼지 키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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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75호] 승인 2016.03.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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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인기 주말 드라마에 장기 이식에 관한 주제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가족이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할 때 누가 공여자의 역할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가족 간의 갈등이나, 가족이 아닌 공여자를 찾기 위해서 절박한 생각까지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장기 이식 문제를 해결하고자 인간과 동물의 키메라를 만들려는 과학자들이 있다.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로 사자의 머리와 양의 몸, 그리고 뱀의 꼬리를 가진 기괴한 동물이다.
이 동물은 어디까지나 동물 간에 뒤섞인 형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키메라를 과학적으로 재현하려는 시도는 1961년에 Tarkowski가 서로 다른 유전형질을 가진 쥐에서 성공하여 그 길을 열었다.
현재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유전자가 Knock out된 마우스를 만들어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의 질병에 대한 동물 모델로서 실험에 이용하고 있다.
한편 실용적인 목적 때문에 태어난 키메라 동물도 있다. Fehilly 등은 1984년 몸은 양의 특징을, 머리는 염소의 특징을 보이는 종간 키메라를 생산하여 nature지에 발표하였다.
최근에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고자 인간과 동물사이의 키메라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작은 2006년에 Daylon James 등이 마우스의 배반포에 사람의 배아줄기세포를 주입하여 인간의 줄기세포가 동물에서 어느 정도 분화하는지 관찰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실험은 윤리적인 문제로 줄기세포 주입 후 5일째에 종료하도록 계획되었다.
2010년에 Nakauchi 박사는 저명한 과학저널인 cell지에 마우스와 랫드 사이에 키메라 기술을 이용하여 췌장이 발생되지 않도록 유전자 조작된 마우스의 배반포에 랫드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주입하여 랫드의 췌장을 마우스에서 분화시켰다고 보고 하였다.
그 후 2013년에는 Mat sunari 박사가 췌장이 발생되지 않도록 조작된 돼지의 배반포에 형광유전자가 발현하는 돼지유래의 만능유도줄기세포를 주입하여 형광을 발하는 췌장을 가진 키메라 돼지를 생산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Nakauchi 교수는 인간과 돼지의 키메라를 만들어 부족한 이식용 장기를 공급하고자 연구계획서를 제출하였지만, 일본 정부는 그 실험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재 Nakauchi 교수는 미 연방법에 저촉되지 않는 캘리포니아로 가서 인간-동물 키메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MIT Technology Review에 따르면, 수의사인 UC Davis의 Ross 교수는 Salk연구소와 공동으로 6개의 인간-돼지 키메라 배를 암퇘지에 이식하였고, Nakauchi 교수와 함께 10개의 인간-양 키메라를 임신시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간의 배아와 동물의 배아를 융합하는 행위가 금지 되어 있는데, 이 법에서 정의하는 배아란 인간의 수정란 및 수정된 때부터 발생학적(發生學的)으로 모든 기관(器官)이 형성되기 전까지의 분열된 세포군(細胞群)을 말한다.
따라서 배아줄기세포를 배아의 일종으로 보더라도 유도 만능줄기 세포를 이용한 키메라 작제는 위법 사항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에는 아직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식육으로 이용하고 있는 동물에 인간의 장기를 만들어 이식한다는 것이 윤리적인지 비윤리적인지 논의를 차치하더라도, 키메라를 작제할 때 과연 동물의 체내에서 목적하는 장기에만 인간의 세포군이 증식할 것인가? 
키메라 작제 시 인간의 줄기세포가 동물체내에서 3∼5%정도만 분화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혹시 동물의 뇌신경계나 생식기에 인간의 세포가 대량으로 분화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인간 복제를 주제로 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가 현실로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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