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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보는 수의료“약정서 작성은 의료사고 인정하는 것”
안혜숙 기자  |  pong10@dailygae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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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호] 승인 2017.11.27  10: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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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주사 사고 판례]
일본에서 반려동물 토끼의 발톱을 깎던 중 척추 골절상을 입힌 수의사에게 15만엔(약 152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토끼의 발톱을 깎던 중 척추가 골절됐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고등법원은 몸을 누르는 동작은 힘을 가하는 방법에 따라 골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수의사에게 배상판결을 내렸다.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수의사의 의료사고 판결이 늘고 있다. 수의사의 정맥주사 사고 관련 판례들을 모아봤다.

[판례1] 약정과 인과관계가 주효
혈관에 직접 주사하는 정맥주사는 의료분쟁이 가장 많은 진료 중 하나다. 최근에는 정맥주사 부작용으로 2,0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수의사도 있다.

지난 2014년 11월 B마주는 자신이 소유한 경주마의 진료를 T수의사에게 의뢰했으며, 해당 경주마를 포함한 말 11마리에게 T수의사는 진통소염제, 복합영양제 등을 근육주사로 투약했다. 그러나 근육주사를 맞은 해당 경주마의 오른쪽 부위의 목이 부어오르고 고름이 생기는 부작용이 생겼으며, 다른 말 2마리에게도 동일한 증상이 보였다.

B마주는 다음날 T수의사를 불러 2014년 12월 말까지 훈련에 임할 수 있을 정도까지 완치시키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을 하라는 약정서를 요구했다. 해당 수의사는 이에 동의했다.
T수의사는 12월말까지 근육주사로 인한 부작용 치료를 마쳤다. 그러나 산통 증상으로 이듬에 2월까지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하자 마주는 근육주사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1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서보민 판사는 “경주 훈련을 소화할 수 없어 3~6개월의 휴양이 필요한 상태였다”며 “약정 기간보다 뒤늦게 경주에 출전할 수 있었으므로 B씨는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수의사의 약정서 서명도 의료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봤다. “동일한 근육주사를 맞은 다른 말들에게도 같은 증상이 생겼고, 수의사도 자신의 잘못을 사실상 시인하는 상황에서 약정서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말의 치료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판례 2]  인과관계 따른 다른 판결
환자를 대상으로 한 판결에서는 인과관계를 파악해 의사의 과실여부를 판단하는 게 일반적인 판결이다.

폐결핵 병력이 있는 K씨는 심방세동으로 항부정맥용제·혈관확장제·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감기 증상으로 의사 A씨를 방문했다. 급성 비인두염으로 진단한 A씨는 트라몰정, 뮤코라제정, 덱스핀정을 처방하고, 프리베나 13가를 접종했다. K씨는 2일 뒤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대학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다음날 뇌출혈로 사망했다. K씨 가족은 폐구균백신이 뇌출혈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며, 처방받은 약물의 주의사항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의사 A씨를 상대로 의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2015가단 100080)은 “항응고요법을 받는 환자에서 폐구군백신을 근육주사할 경우 위험성은 주사 부위 혈종인데, 주사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의 출혈 또는 뇌출혈 부작용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뮤코라제·트라몰 등으로 인해 출혈 관련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출혈경향이 증가된 사례보고가 없는 점, 뮤코라제·덱스핀·트라몰 등은 작용 기전상 PT INR을 증가시키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에게 뇌출혈과 관련한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의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반면 폐렴구균 예방접종 뒤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난 환자에 대해서는 법원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환자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송파구에 있는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한 C씨가 발열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왼쪽 얼굴에 마비증상을 보이자 C씨는 질병관리본부에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상은 예방접종 당일 저녁 발생한 것으로 예방접종과 이 사건 증상 사이에는 시간·공간적 밀접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감염병 예방법이 예방접종으로 인한 보상 책임을 규정하는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피고의 처분은 위법하다”며 C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한 “해당 증상 발생과 관련한 의학적 보고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과 증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엇갈린 판결로 혼란 가중
위에서 살펴봤듯이 정맥주사로 인한 두 건의 판결은 인과관계에 대한 결과가 반대로 나타났다. 다만 K씨는 2일이 지나 뇌출혈 증상을 보였지만, C씨는 당일 저녁에 해당 증상을 보였다는 차이가 있다.

인과관계에 대한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인정 시간에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법원의 헛갈린 판결은 의료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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