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동물이 선택한 것 제공하면 동물은 행복하다
상태바
[시론]동물이 선택한 것 제공하면 동물은 행복하다
  • 개원
  • [ 148호] 승인 2019.03.20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들도 선택을 할 줄 안다. 자연환경에서 동물은 주위의 많은 자극에 반응하여 선택한 것을 행동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육되는 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동물의 자연적인 행동과 비교하여 동물복지를 정량화하여 동물의 복지를 평가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다양한 행동은 동물의 경험, 연령, 그리고 임신 같은 생리학적 상태와 동물 종이나 품종 같은 타고난 천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와 같이 동물이 보이는 수많은 행동을 관찰하는 데는 다양한 상황과 연계해서 파악해야 하므로 어떠한 특정한 행동을 동물이 선택한 일관된 행동의 양상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특정 행동에 대하여 동물이 양자택일을 하도록 선택권을 주고 그에 대한 행동을 관찰하거나 또는 동물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며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선택하는 행동을 관찰한 후에 동물이 선택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주어 동물의 복지를 개선하는 방법이 있다.

집에서도 강아지가 양자택일 또는 취사선택을 하도록 시험 해 볼 수 있다. 강아지에게 특별행사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사료를 주면 먹지 않고 투정을 할 때가 있다. 강아지도 나름대로 좋아하는 사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판되는 여러 종류의 사료를 한꺼번에 주면 강아지가 좋아하는 사료가 어떤 것인지 금방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를 단 한번만 하여 강아지가 좋아하는 사료를 알아내는 데는 무리가 있다. 다양한 환경 요인과 생리학적 상태의 변화에 따라 입맛이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수고스럽지만 10일 정도에 걸쳐서 매끼마다 이러한 시도를 해보고 평균적으로 강아지가 더 많이 먹는 사료를 강아지가 좋아한다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료뿐만이 아니다. 좋아하는 놀이, 선호하는 환경조건, 편안한 베드 등 사람의 입장에서 강요하는 것보다는 강아지가 선택하도록 하여 강아지의 자연성을 살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물에 대한 배려를 조금 더 한다면, 동물이 노력을 통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을 제공해주는 방법이 있다.

임신한 돼지의 사육실을 가운데 놓고 좌우에 각각 방을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좌측 방에는 사료를, 우측 방에는 밀집을 넣고 각 방문을 열기 위해서는 돼지가 코로 스위치를 150번 이상 누르도록 장치해 놓는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서 임신 100일째는 돼지가 사료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 횟수가 밀집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 횟수보다 1.25배 많았으나, 분만 이일 전에는 사료가 있는 방으로 간 빈도가 밀집이 있는 방으로 간 횟수보다 4.4배 많았고, 분만 일 일전에는 사료와 밀집이 있는 방으로 들어간 횟수가 거의 비슷한 것을 알게 되었다(Arey 1992). 분만 직전에는 사료도 중요하지만 새끼를 위한 깔개도 필요하다는 것을 돼지는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볼 때 동물은 환경과 생리학적 변화에 따라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다르며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동물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사소통이 불완전한 동물의 마음을 읽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의인화가 아닌 동물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며 동물의 복지를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정부 “전문수의사 및 동물병원 체계 잡는다”
  • 김포 ‘공공진료센터’ 전 시민 대상 논란
  • 에스동물메디컬, 대형견 전문 ‘라지독클리닉’ 오픈
  • 국내 최초 ‘AI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