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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산속에서 은자와 대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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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호] 승인 2019.04.17  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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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주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간단한 이유는 쌀과 물과 누룩을 적당히 섞으면 술이 된다는 것이고, 어렵다는 것은 술맛이 시지 않고 입맛에 맞으며 쓴맛과 단맛 떫은맛이 적당한 비율로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다.

술이 익는다는 것은 단당류를 효모가 발효시켜 탄산가스와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포도당과 같은 단당류는 효모가 발효하는데 별다른 처리가 필요하지 않지만, 맥아당 같은 이당류나 전분 같은 다당류는 효소로 잘게 잘라 단당류로 만들어 주어야 효모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효모의 먹이로 주로 이용하는 것은 쌀이다.

술을 만들다보면 어떤 때는 잘되다 어떤 때는 시어서 초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를 몇 가지만 생각해보자. 효모의 먹이인 찹쌀과 멥쌀의 특성이 다르다. 찹쌀은 아밀로펙틴으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멥쌀은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어 있어 아밀로스함량이 높은 멥쌀은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러한 쌀을 익혀 물과 누룩을 섞어주면 누룩 속에 있는 곰팡이의 팡이실에 있는 효소가 전분을 단당류로 만들고, 그 당을 역시 누룩 속에 있는 효모가 발효를 하여 알코올과 탄산가스를 생성해 낸다.

효모가 발효를 잘 하기 위해서는 쌀을 익히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쌀을 익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쌀을 찌는 것이다. 쌀을 찌는 이유는 쌀 속에 있는 전분의 사이사이에 머금은 물의 온도를 수증기로 올려서 물이 팽창하여 쌀이 잘 분해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표면과 내부가 모두 조각난 쌀알은 곰팡이로부터 나온 효소에 의해 단당류로 분해되기 쉽고, 그러면 효모의 먹잇감으로 좋은 상태가 된다. 압력밥솥에 밥을 하면 쌀 내부의 전분이 흘러나와 코팅이 되므로 밥을 효소나 효모가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또한 쌀이 잘 쪄지지 않으면 단당류로 변환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결국 효모가 이용할 영양도 부족하여 알코올 농도가 적게 된다. 그러면 바로 잡균의 증식이 왕성하게 되어 술맛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찐쌀을 덧 술로 이용할 때 쌀의 온도가 높은 채로 밑술과 섞으면 효모는 죽고 잡균만 번식한다. 이것도 술을 시게 만드는 요인이다.

멥쌀을 잘 씻고 세 시간 물에 불린 뒤 한 시간 동안 물을 빼고 나서 분쇄기로 간다. 그리고 쌀의 3배에 해당되는 끓는 물을 섞어주면 죽이 되는데, 여기에 쌀의 10%가 되는 양의 누룩을 섞고 쌀의 3% 정도의 밀가루를 섞으면 밑술을 만들 수 있다.

밑술은 효모를 증식시키는 과정이다. 밑술에 공기가 들어가도록 잘 저어주고 이틀 후 밑술과 동량의 죽을 섞어주고 수시로 저어주면 효모가 급증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효모가 최대로 증식한 시기에는 누룩찌꺼기가 위로 뜨고, 거품이 줄면서 단맛은 거의 없고 신맛과 쓴맛, 떫은맛이 강하게 된다. 이때 바로 찐 찹쌀을 넣어주고 가만히 기다리면 맛있는 술이 빚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삼주 후에 친구와 함께 산속에서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거문고를 뜯는다(山中與幽人對酌: 산중여유인대작, 李白).

두 사람이 대작을 하는데 산의 꽃은 피어 있고
한잔 한잔하다가 또 한잔한다.
내가 취하여 졸리니 그대는 우선 돌아가시게나.
내일 아침에 생각 있으면 거문고 안고 오시게

兩人對酌山花開(양인대작산화개)
一杯一杯復一杯(일배일배부일배)
我醉欲眠卿且去(아취욕면경차거)
明朝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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