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어연구소 동물실험시설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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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어연구소 동물실험시설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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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54호] 승인 2019.06.1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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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는 유전체 서열을 생산하고 분석하는 세계적인 생명과학센터이다.

1992년 영국 정부와 기부단체인 웰컴 트러스트는 인슐린의 아미노산 서열과 염기 서열을 결정한 과학자로서 1958년과 1980년 두 번이나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프레더릭 생어(Frederick Sanger)의 이름을 따 생어센터를 세웠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유전체학 연구센터로 인정받고 있다.

생어 연구소는 전 세계의 연구자에게 질환모델 동물을 공급하며 자체 연구소의 실험동물 기술지원 등을 하는 대규모의 실험동물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16일 연구소는 동물시설을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 결정은 연구소의 과학적 전략에 의해 촉진 되었으며,  폐쇄 이유가 생어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게시되었다.

“생어 연구소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기술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필요한 마우스의 사용수가 줄어들고 있다. 실험동물수가 감소됨에 따라 마우스 실험에 관련된 작업을 다른 시설로 옮기는 것이 연구소가 모든 과학적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생어 연구소는 장래 마우스 연구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다른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동물실험의 폐쇄는 향후 몇 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동물의 복지를 보장하기 위해 동물(과학적 절차) 법에 따라 이러한 변경에 관련된 사항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계속될 것이다. 동물 시설을 운영하는 직원은 이 과정에서 전적으로 지원 받을 것이다. 마우스를 포함한 과학 연구는 생어 연구소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것이지만 앞으로 계속 줄어들 것이다.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우리는 그것이 과학정보를 계속 전달하고 인류 건강과 자연계에 영향을 미치는 발견을 계속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폐쇄의 이유로서 첫째,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여론과 둘째, 동물실의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 대비 미흡한 성과 도출이 추측된다. 동물실험은 배양세포로는 알 수 없는 많은 현상을 알려준다. 특히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어떠한 형질로 나타나는지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마우스는 없어서는 안 되는 실험동물로서 사용되어 왔다. 유전적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확인된 돌연변이 유전자를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마우스에서 재확인하고, 그러한 동물을 이용하여 각종 의약품을 시험·개발해오고 있다.

인간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각 유전자의 기능을 해석하는데 마우스를 이용해왔던 과학자들은 생어 연구소의 실험동물시설의 폐쇄에 놀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 모든 과학자가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계의 일부에서는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결과에 대해 회의를 품기 시작하고 있다.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근교계 마우스는 20대 이상 형매교배를 통하여 태어나 같은 근교계 계통의 마우스는 유전자가 서로 같고, 한 개체 내에서도 유전자가 모두 호모로 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된 근교계 마우스는 동복자임에도 태어날 때부터 체중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며 동물실험 결과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해야 할 것이 많이 있지만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유전자가 생물의 모든 형질을 결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돌연변이 유전자를 동물에서 재현시켰을 때 인간과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관찰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동물실험을 통해서 유전체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회의를 느낄 만도 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동물실험 대신 인간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각종 유사장기를 만들어 그것들끼리 한 배양액에서 길러 사람과 비슷한 개체를 만들어 시험에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자가 늘고 있다.

생어 연구소 같은 기관에서 결정한 동물실험에 대한 축소 입장을 과학계는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유전체 연구뿐만 아니라 동물실험을 관행처럼 수행하던 의약학계에서도 동물실험을 인간의 유사장기체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최근에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데에는 막대한 개발비가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동물의 생명을 헛되이 빼앗지 않으면서 또한 더 정확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동물실험의 대체 모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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