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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하주(過夏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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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호] 승인 2019.07.03  18: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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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곰팡이가 피고 효모가 섞여 재수 좋으면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 마시면 취한다.

곰팡이는 우리 일상생활 주변에 널려 있다. 일주일 이상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물에도 곰팡이가 흔히 생긴다. 효모도 또한 자연계에 널리 퍼져 있다. 효모는 포도당을 이용하여 증식하며, 그 과정에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효모는 과일, 나무껍질, 꽃과 같이 당이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따라서 자연계에서 과일이나 곡식이 곰팡이에 의해 당화된 후 효모에 의해 술로 변하고 사람들이 그 맛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인류가 탄생하면서 동시에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사람들의 기호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향과 맛이 서로 다른 술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러한 술을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서 만드는 방법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술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기록은 한글로 쓰인 장계향 저 음식디미방(1670년)을 비롯하여 역주방문, 증보산림경제, 임원십육지, 김승지댁주방문, 규합총서, 동의보감 등이 있다.

음식디미방에 과하주(過夏酒) 만드는 법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누륵두되를탕슈한병을시켜부어하룻밤자여두엇다가우흘잇근따로주물러체예바트되시긴믈더브어걸러즈의란버리고찹쌀한말백셰하여가장닉게쪄식거든그누룩무레섯거더헛다가사흘만하거든죠은쇼주를열헤복자를부어두면맵고다니라 칠일후쓰라”

이것을 의역해보면 “누룩 두되에 끓여 식힌 물 한 병을 부어 하룻밤 재여 두었다가 위에 뜬 것은 따로 버리고 누룩을 주물러 체에 친 다음 식은 물 더 부어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찹쌀 한말을 백번 씻어 잘 익게 쪄서 식힌 후에 그 누룩 물에 섞어 두었다가 사흘 정도에 좋은 소주를 열 복자 부어 두면 맵고 달 것이다. 칠일 후에 사용하라”

이렇게 의역을 해도 술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남아 있다. 이러한 문헌을 기반으로 과하주를 다음과 같이 만들어 볼 수 있다.

햇빛에 2~3일 법제를 한 누룩 1kg에 끓여 식힌 깨끗한 물 5리터를 섞어 5~7시간 두면 수곡(水)이 된다. 이 수곡을 체에 잘 걸러 찌꺼기는 버리고 추출액을 준비한다. 찹쌀 10kg을 백번 씻고 세 시간 동안 물에 담가 두었다가 한 시간 물을 뺀다. 찜통에서 40분간 찌고 20분 더 뜸을 들인 다음 잘 식혀서 수곡과 섞어 두면 발효가 시작된다.

이러한 발효법은 단양주법으로서 여름에 이와 같이 술을 만들면 금방 쉬어 버린다. 그래서 당화는 일어났지만 알코올 발효가 완성되기 전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 같은 증류주를 섞어 전체의 알코올 농도가 20도 정도 되도록 만들어 놓고 충분히 숙성 시키면 발효주의 단맛과 누룩 맛을 가진 도수 높은 술이 되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오래 즐길 수 있는 過夏酒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여름 내내 술을 마시면 술독이 오르게 마련이다. 동의보감 잡병편4(東醫寶鑑 雜病篇四)에서는 술이 깨고 취하지 않는 법(醒酒令不醉)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어 참조할 만하다.

“술에 취했을 때는 뜨거운 물로 양치한다. 술독이 치아에 있기 때문이다. 많이 취했을 때는 밀실에서 뜨거운 물로 얼굴을 몇 차례 씻고 머리를 수십 번 빚으면 술이 깬다(酒醉, 宜以熱湯漱口, 盖其毒在齒也. 大醉則以熱湯於密室洗面數次, 梳頭數十遍卽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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