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자들은 각종 세미나 및 컨퍼런스에서 이론적인 지식을 비롯해 자신이 직접 경험한 임상 케이스를 위주로 참가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보통 수술이나 치료 예후가 성공적인 케이스에 대해 강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행착오를 줄이고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패 케이스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답노트로 실패 요인 기록해 둬야
성공한 수술의 경우 많은 요소들이 합쳐져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명확한 성공의 이유를 찾기 어렵지만, 실패한 수술은 명확한 실패의 이유가 존재한다. 때문에 실패하게 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보완한다면 이후 동일한 수술에 대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실패 원인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지 않는다면 해당 실패를 반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실패한 과정을 하나씩 되짚어 보면서 잘못된 부분을 파악하고, 일종의 오답노트를 만들어 해당 부분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엽경아(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인터벤션&MIS센터) 센터장은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어려움을 겪은 케이스의 경우 자료 정리와 고찰을 적어두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왜 성공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왜 실패했는지는 자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성공보다 실패를 더욱 꼼꼼하게 기록하는 편”이라고 했다.
자신의 실패 케이스를 단지 자기 스스로 되돌아보는 것이 아닌 다른 수의사들과 공유하면서 문제점을 찾고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성공을 위한 방법이다.
김영기(더본외과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실패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실패한 경험을 듣고, 문제점과 보완점을 찾는다면 실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상경력이 적은 수의사는 직접 경험한 케이스가 많지 않아 실패를 경험할 확률이 높은데, 선배가 먼저 겪어본 실패 케이스를 숙지해 놓는다면 실패 요인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사회 인식 변화해야
실패는 흔히 부끄러운 일이라거나 감춰야 하는 실수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꺼려하는데,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실패를 당당하게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모 수의사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속담처럼 실패를 교훈 삼아 원인을 분석해 대비하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 전 거쳐야 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따라서 세미나 및 컨퍼런스 등 각종 강의에서 실패 케이스를 공유하는 자리가 많아진다면 임상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유튜브 채널 ‘Veterang(베테랑)’을 운영하고 있는 고대량(성심동물메디컬센터) 외과원장은 직접 경험했던 실패 케이스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과 고찰 등을 나누는 웨비나를 진행한 바 있다.
그는 “실제 경험했던 실패 케이스와 ‘Don’t give up’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는데, 원장님들과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각자 어떻게 해결했는 지에 대해 소통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강의였다”고 말했다.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에 실패했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실패 케이스 공유는 수의사들이 동일한 문제점을 반복하지 않고, 나아가 수의사는 물론 수의료 전체를 성장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