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 때 ‘의과’ 있고, ‘동물병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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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 때 ‘의과’ 있고, ‘동물병원’은 없다?
  • 안혜숙 기자
  • [ 176호] 승인 2020.05.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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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과는 요양급여비 90% 선지급 및 융자혜택 지원
의료보험 없는 동물병원은 전무

코로나 19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경영난에 빠진 동물병원의 줄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2018년 강남에서 재개원한 H병원은 최근 법원에서 강제집행 명령을 받았다.

이에 온라인에는 해당 병원에 입원한 동물들을 찾아가라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과도한 대출과 강남의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A반려동물 카페에는 지난 1월부터 다니고 있던 동물병원이 없어졌다는 글이 몇 건씩 올라와 있다. 강남 부동산중개소에는 폐업한 동물병원의 임대인을 찾는다는 글도 여럿 올라와 있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동물병원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의 C동물병원은 “코로나 사태가 한창이던 2월은 하루에 1명의 환자도 진료하지 못한 날이 있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직원들을 격주로 근무하게 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다. 대형 병원이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원비용 부담 증가도 한 몫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는 최근 동물병원 환자 감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경영이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의 인건비와 약품 구매비, 대출이자 등은 지급해야 하는 고정비다.

특히 몇 년 사이 동물병원의 개원 비용이 상승하면서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수술대와 몇 가지 진료기구, 장비만 있으면 가능했던 개원이 이제는 CT와 MRI, 호흡마취기 등 고가 장비가 필수가 됐고, 입원실과 수술실 등 공간도 더 필요해지면서 개원 비용을 증가시킨 요인이 됐다.

1층을 선호하는 동물병원 개원도 임대료를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1층은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 좋은 위치여서 2층이나 3층에 비해 임대료가 높다.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동물병원들이 1층을 선호하고 있지만, 한 때 1층 개원을 선호했던 한의원이나 치과의 경우 임대료가 저렴한 고층으로 평수를 넓혀 개원하는 추세다.

최근 도산한 H동물병원은 개원하면서 10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억 원이면 동물병원 개원이 가능하던 시절에서 개원 비용이 10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개원비용 상승으로 인한 대출이자 증가와 인건비 등의 높아진 고정 비용은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병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의료보험 해당 없는 동물병원
코로나19 같은 국가 전염병 사태에는 의과의 경영난도 심각하다.

하지만 의과는 요양급여비를 90%까지 선지급 받을 수 있고, 의료기관 융자도 받을 수 있다. 특별재난지역(대구시, 경북 경산시, 청도군, 봉화군) 소재 의료기관은 연 1.9%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한 2월 또는 3월의 진료분 청구금액을 통해 매출 감소를 입증하면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동물병원은 의료보험 해당이 없어 정부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동물복지와 관련한 많은 정책과 지원이 나왔지만 정작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에는 동물병원도 정부의 특별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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