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김재영(고양이전문병원 태능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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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인터뷰] 김재영(고양이전문병원 태능동물병원) 원장
  • 김지현 기자
  • [ 182호] 승인 2020.08.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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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 확대와 생명 존귀함 문화로 승화되길

“단순 TNR 넘어 생태계 안정 위한 군집 TNRM 정착 돼야”  
    

반려묘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직을 지낸 김재영(태능동물병원) 원장을 만나 반려묘에 대한 인식 문화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최근 반려묘에 대한 인식과 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일인 가구와 노년층 인구가 증가하고,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이 늘어나면서 성격 자체가 조용하고 깔끔하면서 혼자서도 잘 지내는 성향을 갖고 있는 고양이의 인기가 커졌다는 분석들이 많다. 

개에 비해 층간 소음 발생이 적고, 매일 산책을 시키지 않아도 되며, 특유의 독립적인 성격과 영역을 중시하는 습성 때문에 함께 생활하기 편한 반려동물로 여겨지다 보니 최근 몇 년 사이 개 보다는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삼는 사람들이 급속히 많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들에게는 고양이의 우아하고 단아한 표정과 몸짓 행동, 도도한 매력이 뭔가 신비감을 자극하면서 영상세대 젊은이들의 감성과 감각이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다만 귀엽거나 깜직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분양하다보니 유전적인 질환을 가진 고양이를 입양해서 보호자와 고양이가 서로 불행해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고양이를 입양한다는 것은 한 생명을 평생 책임진다는 책임감이 반드시 함께 했으면 한다. 

사회적으로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확대 되면서 관련 제품도 우후죽순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다만 고양이 본연의 습성과 좁은 공간인 집안에서 생활하는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도록 환경 풍부화에 맞는 제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일본의 경우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 ‘네코’와 ‘이코노믹스’를 합친 경제 효과를 일컬어 ‘네코노믹스’라는 신조어가 있다. 

반려묘 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반려묘를 위한 집이나 방석, 영양제, 간식. 사료, 외출용품, 장난감, 훈련용품 등 소요되는 비용의 직접 효과와 고양이 캐릭터나 관광 증대 등 네코노믹스로 인한 경제 효과가 약 22조에 이른다고 한다. 

생명을 경제 논리로 접근하기보다는 동물복지가 확대되고, 생명의 존귀함이 문화로 승화되면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산업모델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캣 박람회 산업에서 벗어나 생명존중과 고양이문화 콘텐츠가 더욱 확산되는 캣 박람회가 많이 열렸으면 한다. 

Q. TNRM 사업에 대해
그동안은 길고양이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면 대부분 안락사를 시켰다. 그래서 안락사가 아닌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지난 2007년에 서울시에 건의, 인도적인 개체 수 감소를 위한 ‘TNR(포획-중성화수술-제자리 방사)’ 정책이 실시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생태계 환경은 인간들만의 공간이 아닌 모든 생명체가 함께 행복한 공존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개체 수만을 줄이는 정책이 아니라 길고양이들이 안정된 먹이와 신선한 물을 공급 받을 수 있고, 그 생태계 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고양이 대상 역학조사를 실시해 단순 민원 해결을 위한 TNR을 넘어 생태계 안정을 추구하는 군집 ‘TNRM 프로그램’으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중랑구청에 제안해 동일한 장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대상으로 4번에 걸쳐 의료봉사를 실시, 민원 해결식 TNR에서 특정 지역(군집) 내에 있는 길고양이를 집중적으로 중성화 하고 관리해 실질적인 개체 수 조절이 가능하도록 하는 군집 TNRM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여기서 M이란 방사 후 ‘관리(Management)’까지 고려하는 의미다.
 

Q. 반려묘 관련 활동 및 지원 계획은
개인 유튜브 채널인 ‘캣 튜브’라는 방송을 통해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27살 최고령 장수 고양이 밍키의 장수 비결과 다른 고양이 4마리의 생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인터넷상에 무분별하게 잘못 알려진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고양이를 좀 더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송이다.

현재 길고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동네 고양이’라는 좀 더 친근하고 우리와 가깝게 생활하는 의미가 담긴 명칭을 홍보해서 정착화 하려고 노력 중이다. 불리는 이름에 따라 고양이의 삶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거리의 동네 고양이들과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동물들에게 실질적인 의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의료봉사 단체 ‘국경 없는 수의사회’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특히 재개발과 재건축 지역 고양이들의 생존과 이주에 도움을 주려고 하고  있다.

 
Q. 고양이 전문 동물병원 개원 시 필요한 것은
수의사는 동물에게는 고통을 해소해 주고, 보호자에게는 심리적 안정과 위로를 주는 직업군이다. 

사람 의료분야가 각 과별로 세분화 되었듯이 수의임상도 모든 분야를 잘하기보다는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매진하길 바란다. 

고양이만 진료하는 병원을 생각하고 있다면 제일 먼저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습성과 감정을 교류하는 것을 반드시 실천했으면 한다. 말을 못하는 고양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읽어내야 정확한 검진과 진단에 가깝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전문분야에 윤리의식이 강조되고 있듯 수의사는 특히 생명윤리에 관한 체계적이고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Q. 고양이 구강관리 시 주의해야 할 것 
양치질이 구강관리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동물이고, 구강으로 이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큰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양치질하는 자체가 부담 돼 평상시 관리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칫솔 선택은 구강과 치아 사이즈에 맞고 부드러운 모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다묘 가정에서 한 개의 칫솔을 오래 사용하거나 여러 마리가 함께 사용하면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해 오염이 쉽게 일어나는 만큼 각 고양이 마다 개별 칫솔을 사용하고, 최소 3개월마다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양치질은 하루에 한번 정도 자기 전에 해 주는 게 제일 바람직 하며, 최소 일주일에 2번 이상 양치질이 필요하다. 

양치질 할 때는 치과에서 치석 제거를 하듯 너무 세게 하기 보다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잇몸 마사지를 하듯 부드럽게 해주고, 습관이 들기 전까지는 짧은 시간 내 마무리 하는 게 좋다. 
 

Q. 반려묘 구강제품 추천 시 고려할 점이 있다면
반려묘도 반려견 구강관리 제품의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역사와 규모가 있는 회사 제품, 자체 연구소가 있는 회사 제품, 국제적인 인증 받은 제품이 아무래도 효과가 있고, 보호자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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