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진단 앱’ 자가진료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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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진단 앱’ 자가진료 부추긴다
  • 안혜숙 기자
  • [ 189호] 승인 2020.1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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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진료 금지 위반에도 단속 한계
정부, 의과만 규제 수의료도 시급

‘진단 앱’ 증가로 자가진단 위험성 무방비 노출

 

동물 진단과 관련한 어플과 플랫폼이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수의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의사법 제 10조는 무면허의료 행위를 금지해 수의사가 아니면 동물을 진료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진단기기가 출시되면서 ‘자가진료 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모 대학 창업센터에서 최근 반려동물 의약품 배송 및 판매 어플리케이션 개발 업체가 최우수팀으로 선정됐다. 
해당 팀은 동물 예방약과 영양제의 배송 및 투약 알림과 체크리스트를 통한 문진 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에이아이포펫은 휴대폰으로 강아지의 눈을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분석해 각막손상과 안검내외반, 각막 혼탁 등 6가지 안구질환 유무를 알려주는 건강 관리앱을 출시했다. 해당 앱을 통해 근처의 동물병원에 대한 정보와 온라인 예약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테라젠바이오는 반려동물의 분변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앱 프로그램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장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진단 결과에 따라 식습관 정보와 맞춤형 사료 등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반려동물과 관련한 진단 플랫폼이 갈수록 다양화 되면서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에 가지 않고도 반려동물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자가진단이 자가진료 부추겨
문제는 진단 플랫폼으로 인해 보호자들의 자가진단과 자가진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의 진단은 동물병원의 치료로 이어져야 하지만 진단 앱의 분석 결과만 믿고 동물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직접 진료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동물 치료에 사용되는 약 대부분을 일반인이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를 통해서도 다양한 약물을 구매할 수 있다보니 언제든지 자가진단과 자가진료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

반려동물 카페에 가면 강아지 아토피, 귓병, 피부병, 장질환 등을 자가진료 했다는 글을 볼 수 있다. 보호자들이 동물약국이나 해외 직구를 통해 동물약을 구매할 수 있다보니 자가진료로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 수의사처방대상이 확대되면서 동물백신을 포함한 항생제와 마취제 호르몬제의 일반인 구매가 어려워졌다. 

개와 고양이 백신이 모두 수의사처방대상에 포함되면서 일반인이 수의사 처방 없이 동물약국에서 쉽게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예외조항도 문제
그러나 자가진단 플랫폼이 많은 대장 질환의 경우 동물약국에서 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어 자가진료가 가능하다. 

더구나 바르는 항생제가 처방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여전히 자가진료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의과에서도 진단 앱이 계속 진화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혈액이나 분변 등의 검체를 분석할 수 있는 앱뿐만 아니라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뼈의 나이를 판독해 성조숙증 등을 진단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있다. 

개인이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도 등장했을 정도로 의과의 진단 앱은 반려동물 시장보다 크다. 

그러나 의과는 정부에서 진단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해외 수출용으로만 판매되고 있다. 

반면 반려동물 진단 앱은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자가진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규제하지 않고 있다. 

커지고 있는 동물 진단 앱 시장을 규제할 법적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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