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니지먼트와 시스템 수반이 먼저 … VIP 서비스 등 실질적 서비스 구축 필요
동물병원 시장은 이미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했고, 앞으로도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런 만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적절한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규모의 경제시대 도래
동물병원도 이제 규모의 경제 시대에 돌입했다.
아직까지는 전체 동물병원 중 70% 이상이 수의사 1인 체제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수의사 2인 또는 3인 이상의 체제로 운영되는 중·대형 동물병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즉, 투입규모가 커질수록 장기평균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에 입각한 3인 이상의 수의사들이 근무하는 병원이 증가하고, 수익에 있어서도 병원 규모별 차별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달 12월 17일 개최된 한국동물병원협회 KOL(Key Opinion Leader) 미팅에서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PnV 심훈섭 대표는 “동물병원 반려동물 진료기록을 기반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1인 원장 체제의 동물병원과 수의사 3인 이상의 대형동물병원과의 경영상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1인 병원의 경우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출 성장이 정체돼 있거나 실질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대형병원의 경우는 같은 기간 2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해 1인 병원과의 격차는 4배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 개원하는 대부분의 병원들이 무리하게 규모부터 추구하려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규모는 매니지먼트와 시스템이 수반돼야 하는 것인데, 이들 대형병원들은 이를 갖추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고, 반면 소형병원들은 이들로 인해 경영의 악화를 가져오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했다.
규모에 앞서 이를 관리하고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와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구환의 재방 유도하라
최근 동물병원의 경영 위험요소 중 가장 큰 것은 적절한 경영 시스템의 부재다.
소형병원은 과거 병원간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시절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고, 최근 신설되는 중대형 병원들도 규모 늘리기에만 급급해 규모에 맞는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현재의 상황에서 소형병원과 중대형병원 모두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구환의 재방을 늘리는 것이다.
동물병원 간의 경쟁이 치열한 현재의 상황에서 새로운 환자 즉, 신환을 늘리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병원을 한번이라도 방문한 기존 환자 즉, 구환의 경우는 다르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충분히 구환의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
지난 KAHA KOL 미팅에서 김현욱 해마루동물병원 병원장 역시도 “케이스를 늘리기 위해 옆 병원의 고객을 빼앗아 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의 내원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병원들의 구환 재방문율이 현저히 낮은 만큼 이를 높일 수 있다면 병원 매출은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동물병원의 구환 재방문 비율은 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보다 짧은 주기, 보다 많은 회수의 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면 매출의 상승은 당연히 뒤따를 것이다.
검진·예방접종 홍보 중요
병원의 재방문율과 매출을 높이는데 가장 유효한 요소는 바로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등의 웰니스 진료다.
웰니스 진료를 더욱 확대하고 고객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만 병원 재방문율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병원의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는 예방접종율이 90%에 육박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평균 30% 정도로 기본적인 진료에 있어서의 매출 로스가 상당하다. 예방접종과 같은 기본적인 진료 항목의 비율만 올려도 상당한 방문율 상승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
PnV 심훈섭 대표는 이와 관련 “동물에 대한 새로운 문화가 필요하다”며 “동물의 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 등을 소홀히 할 수 없도록 사회적인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이러한 부분을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심장사상충 등의 기본적인 예방접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반려동물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홍보가 절실하다.
프로토콜 만들어라
병원 경영의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은 병원 운영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다.
환자가 병원을 처음 방문해서부터 병원을 나서고,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 만들어져 있어야만 스탭진이 바뀌어도 환자와 보호자에게 원활히 대응할 수 있다.
Y원장은 “병원 내 프로토콜이 존재한다면 언제 어느 때 환자가 오더라도 동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프로토콜 정립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물병원에도 3R 원칙(Reminder, Recall, Recheck)을 도입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항체형성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알려주며, 확인 전화를 하고, 예약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
3R 원칙을 통해 병원에 방문해야 할 필요성, 병원을 방문해야 할 동기를 부여해 줌으로써 자연스레 동물병원의 매출 증대를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프로토콜의 정립뿐만 아니라 병원매출에 많은 영향을 주는 VIP 기준을 선정, 이들 VIP 고객에 대한 특별한 서비스와 맞춤형 진료를 통한 다양한 매출증대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병원 분석을 통한 우리 병원만의 특화된 서비스 확립을 위해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