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 관련 업체들은 동물병원 전용 제품이라도 수의사보다는 소비자인 보호자를 대상으로 홍보와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보호자가 알아야 동물병원에 와서 그 제품을 찾는다는 것인데, 메디컬 쪽이 의사에게만 홍보를 집중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의료광고법상 의료기기나 의료제품들은 일반인, 즉 환자를 대상으로 홍보할 경우 의료광고 심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의료광고법을 떠나 전문가인 의사에게 제품 선택권을 주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보호자 물론 수의사 홍보도 중요
일례로 덴탈쪽의 경우 모 임플란트 업체가 대중매체 광고를 통해 환자들이 치과에 와서 해당 제품을 찾도록 하는 마케팅 방식을 택한 바 있다. 비록 매출에는 큰 도움을 받았으나 일부 치과의사들로부터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환자 케이스에 따라 사용해야 할 제품이 다른데도 의사의 권유를 무시하고 환자들이 특정 제품을 요구하는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수의업계의 마케팅 방식도 한번쯤은 고려해 봐야 할 문제다. 보호자들이 찾는다는 이유로, 업체들이 좋은 조건으로 제공한다는 이유로 환자 케이스를 고려하지 않고 특정 제품을 추천하는 일은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보호자 세미나 더 많아져야
반면에 보호자 대상 세미나는 더욱 활성화 되고 확대돼야 한다.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려동물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동물병원과 동물 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잠재고객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호자 대상 세미나만큼 효율적인 방법도 없다.
강남의 한 원장은 “집에서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이 하는 행동이나 증상만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라며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병의 종류나 증상 또는 이와 관련한 시술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만 갖고 있어도 병원에 내원하는 횟수도 많아지고, 병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호자들의 인식 개선과 정보 제공차원에서 보호자 세미나는 반드시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보호자 대상 세미나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의사의 정보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냐는 아주 보수적인 시각인데, 이는 수의사의 영역을 뺏기는 것이 아니라 잠재된 수요를 이끌어냄으로써 결국 수의료 시장을 넓히고, 수의사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발전이란 내 영역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의 유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생하고 경쟁함으로써 전체 시장을 넓히는 것이 바로 내 영역을 넓히는 것이라는 시각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