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2015년 靑羊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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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015년 靑羊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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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35호] 승인 2015.01.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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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교실 박재학 교수
 

이제 2015년 구정 새해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새해는 을미년이다. 靑羊의 해라고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양의 털색은 순백색 또는 회색이다. 청색의 양은 어디에서 유래 한 것일까?

十干을 五行의 개념에서 나누어 보면 甲乙은 東, 春, 木, 靑, 仁에 해당하고, 丙丁은 南, 夏, 火, 赤, 禮에, 戊己는 中, 네 계절의 바탕, 土, 黃, 信에, 庚辛은 西, 秋, 金, 白, 義에, 그리고 壬癸는 北, 冬, 水, 黑, 智에 해당한다.

그래서 지난해 갑오년은 청색의 말띠였고, 올해 을미년은 청양의 해라고 풀이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羊보다는 염소를 더 많이 키웠기 때문에 양띠대신 염소띠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十二支에서 말하는 양은 염소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축산전문가들도 산양을 양이라고 부를 정도로 양과 염소는 같은 종류의 동물로 혼동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양과 염소는 Bovidae과에 속하면서 둘다 Caprinae아과로 분류되지만, 양은 Ovis 속에 그리고 염소는 Capra속에 속한다. 

양과 염소 사이에서는 번식이 안 되지만 교잡종이 한례 보고되어 있고, 실험적으로 Fehilly(1984) 등은 양과 염소의 종간 키메라를 만들기도 하였다. 염소는 고집스럽고 싸울 때 앞발을 들고 상대의 머리를 누르지만, 양은 뒷발로 몸을 지지하면서 머리를 이용한다. 염소는 독립적인 특성을 보이지만 양은 무리를 벗어나면 불안해 한다. 이러한 행동학적인 특성은 양이 사회적이고 선하다는 이미지를 주기에 충분하다.  

양의 대표적인 질병에는 블루텅병, 양두, 적리, 메디비스나병, 면양의 설사병 등이 있다. 양의 프리온 질병도 유명하다.  모기가 전파하는 뇌척추사상충 감염증인 양의 요마비가 국내에 창궐하여 면양 사육을 힘들게 한 적도 있다.

동아일보 1939년 11월 5일자에 양의 요마비에 관한 기사를 보면 “지난 팔월초순이래 요마비병에 걸린 면양의 수는 평지대 각 군만 하여도 391두이고, 그 폐사 수는 104두인 바, 함남평지대 면양사육부락 78부락 중 42부락에 발생하여 면양사육농가에 지대한 공포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당국에서는 만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조선과 만주에만 있는 특수한 병인만큼 병인을 알 수 없어 방역이 곤란하다는데, 특히 1세 2세 3세의 어린 면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크게 두통 중이라고 한다”라는 기사를 올렸다.

최근에 소와 돼지 사슴 등에 구제역이 발생하여 농가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구제역은 소, 물소, 양, 염소, 돼지, 산양, 사슴 같은 우제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다. 그러나 1990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는 양과 염소에 구제역이 감염된 보고는 한 건도 없다.

농촌진흥청의 ‘스마트한 축산통계30’ 2014년 2/4분기에 축산동물의 사육두수를 보면 면양이나 염소의 사육 두수에 관한 통계는 아예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한국염소축산협회가 있는 것으로 보아 국내에 염소와 면양의 사육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면양이나 염소에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양이나 염소의 사육환경이나 바이러스의 감수성 등에 있어서 소나 돼지의 그것들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하여 소나 돼지에 그러한 차이점을 적용하는 것도 구제역을 예방하는데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늑대조차도 양의 가죽을 쓰고 돌아다닐 정도로 양은 순하고 착한 이미지를 가진 동물이다. 새해에는 어질고 착한 이미지의 양처럼 사랑과 덕이 넘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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