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표준화’로 진료서비스 상향 평준화 될까  
상태바
‘진료 표준화’로 진료서비스 상향 평준화 될까  
  • 이준상 기자
  • [ 227호] 승인 2022.07.06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진료비 게시 의무···동물진료 표준화 우선돼야

수의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수의사가 2명 이상인 동물병원은 내년 1월 5일부터 진찰이나 입원, 예방접종 등의 진료비용을 게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동물병원 로비 접수창구, 진료실 등 보호자가 알아보기 쉬운 장소에 책자, 인쇄물, 벽보 등의 방법으로 예상 진료비용을 보호자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진료비용 게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국가들이 있는지, 인의쪽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도입 효과와 개원가에서 혼란이 빚어질지는 않을지 살펴보자.

 


영국·싱가포르·캐나다 진료비 고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행한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완화 방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의 일부 주에서는 법으로 규정해 진료비를 게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내 농식품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농식품수의청에서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첫째, 예상 진료비에는 치료 대안, 예후, 마취, 수술 후 처치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둘째, 보호자는 예상 진료비를 사전에 파악한 후 동의를 해야 한다. 셋째, 치료 중 예상 진료비가 초과될 것이 명확해지면 보호자에게 연락해 알려주고 비용에 대한 추가 동의를 얻어야 한다. 

영국의 경우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 관련해 RCVS(영국 왕립수의사회)에서 제시하는 행동강령을 따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와 달리 약값에 대한 정보도 제시해야 하는 점이다. RCVS 행동강령에 따라 수의사는 처방될 동물 약품의 가격을 보호자에게 알려줘야 하고, 약값과 진료비가 구분되는 청구서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인의 쪽은 ‘비급여 항목’만 게시  
인의병원은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는 급여항목은 진료비를 게시할 의무가 없고,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는 시력 교정술, 비타민·영양 주사, 도수치료 등의 비급여 항목만 진료비를 사전에 게시해야 한다. 

개정 수의사법과 마찬가지로 의료법에 따라 책자, 제본되지 않은 인쇄물, 벽보, 비용검색 전용 컴퓨터 등을 통해 비급여 진료비용 등을 고지하고, 환자들이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호자와 진료비 갈등 해결 될까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는 수의사가 자율적으로 책정하고 있는 만큼 진료비 편차는 높게 나타난다. 

지난 2017년 소비자시민모임이 동물병원 193곳을 대상으로 진료비 편차를 조사한 결과, 복부 초음파의 경우 최저 2만 원에서 최대 11만 원으로 5.5배 차이가 났고, 수컷 중성화 수술의 경우 최저 5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으로 6배까지 차이가 났다.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보호자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연맹이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보호자 불만 사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중 ‘진료비 사전 미고지’가 1위를 차지했다.

진료비를 사전에 고지함으로써 수의사들이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불투명하다고 호소하는 보호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수의사에 대한 신뢰를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호자들이 진료 전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는 만큼 진료 후 수의사의 과잉진료나 임의진료 등의 문제를 제기할 확률이 줄어들 수 있다.



진료 표준화→진료비 게시 순서로 
수의분야 전문가들은 진료비 게시에 앞서 ‘동물진료 표준화’가 선행돼야 개원의들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동물병원마다 치료과정이 달라 진료비에도 차이가 발생하는데, 진료 표준화 없이 진료비 게시만으로 진료비의 합리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은 8개월에 걸쳐 동물진료 표준화를 연구했고, 지난달 17일 건국대 수의대에서 ‘진료 프로토콜(동물진료 표준안)’ 가안을 공개했다.

윤헌영 책임연구원은 “진료표준화를 통해 국내 동물병원 진료서비스가 상향 평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부산수의컨퍼런스’ 후원 설명회 4월 18일(목) 오후 5시 리베라호텔
  • 제일메디칼 ‘제3회 뼈기형 교정법' 핸즈온 코스 5월 19일(일)
  • 정부 “전문수의사 및 동물병원 체계 잡는다”
  • 김포 ‘공공진료센터’ 전 시민 대상 논란
  • 에스동물메디컬, 대형견 전문 ‘라지독클리닉’ 오픈
  • 국내 최초 ‘AI 수의사 비대면 진료’ 서비스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