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대학교 수의대 설립 가시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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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산대학교 수의대 설립 가시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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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35호] 승인 2022.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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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부산대학교가 수의과대학 설립요청서를 교육부에 공식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의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부산대가 수의대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다시 촉발된 수의대 신설 문제는 최근 설립요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면서 또다시 불거졌다. 부산대의 수의대 신설은 수의대 설립을 공약으로 내건 차정인 부산대 총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본격화됐는데 최근 들어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부산은 제 1광역시임에도 수의대가 없다 보니 수의대 신설이 거론될 때마다  타깃이 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경상국립대학교 분원이 부산에 설립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부산대는 국내 제1항만과 국제공항이 있는 부산이 전염병 예방과 검역 수요가 많고 산업동물 수의사가 부족한 데다 지역 거점의 3차 의료기관인 수의대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정부를 설득해가고 있다. 수의대 신설을 요구하기에 부산이 적합해 보이는 지역이라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의계가 이 같은 수의대 신설 필요성 주장에 대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느냐이다. 정부나 국민이 들었을 때 부산대가 주장하는 신설 이유보다 신설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가 더 타당성 있게 들려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의대 신설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꾸준히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부산대가 수의대 신설을 내세웠을 때도 어떤 물리적 제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수회는 부산대 주장대로라면 지역 거점에 의료관련 대학이 없는 국립대학교에 의과대학을 신설해 달라고 하면 다 신설해 줄 것인지, 이미 경상대 수의대가 부울경 지역에서 60년 이상 수의사를 양성해오고 있고, 경상대 부속 동물의료원이 부산 동명대 부지에 분원 설립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부산에 3차 수의료기관이 공백이란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수의대를 신설해야 겠다는 접근 방식이 과연 부산을 대표하는 국립대학교로서의 올바른 자세와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피력한다.


더구나 교육부의 열악한 재정지원으로 가뜩이나 교수 인력이 부족해 양질의 수의학 교육이 어려운 상태에서 학생 수만 늘린다는 것은 대학의 잇속 챙기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수의대 신설을 반대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나라에 비해 수의사 1인당 동물 숫자가 매우 낮다는 점이다. 국내 인의쪽과 비교해봐도 전국에 치과대학은 11개에 불과해 매년 7백 여명의 치과의사가 배출되는 반면 수의사는 전국 10개 수의대에서 매년 5백 여명이나 배출되고 있어 환자 N수만 비교하더라도 수의사 1인당 환자 수는 터무니없는 숫자다.  따라서 수의사 수급문제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수의대 신설을 고려하는 정부나 부산시도 문제이지만 수의계도 구체적인 데이터 없이 “수의사 공급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말만 되풀이 해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현재 부산대는 이미 기초 수의학 분야 강의 교원을 확보하고, 동물병원 신축 부지도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수의계도 정부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자료와 근거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이야말로 지난해 발족한 ‘동물보건의료정책연구원’이 제 역할을 발휘할 때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의사 수급 통계자료를 만들어 역으로 정책적인 아젠다를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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