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핫이슈 ‘챗GPT’ 수의료에도 활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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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핫이슈 ‘챗GPT’ 수의료에도 활용될까?
  • 이준상 기자
  • [ 245호] 승인 2023.04.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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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체험해보니 아직은 자가진단 수준…개인정보보호 이유로 차단하는 국가도

지난해 11월 미국의 인공지능연구소가 선보인 ‘챗GPT(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우리 사회 곳곳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챗GPT는 인공지능 기술 경쟁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문장을 이해하고, 답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사람이 일생동안 소화할 수 있는 단어의 몇천만 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복잡한 질문이나 추론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응답하고, 소설, 보고서 작성, 작곡, 코딩 등 창의성이 필요한 영역까지 해답을 내놓는다.

챗GPT의 영향력은 현재 각종 산업 전반에 곳곳이 스며들고 있는데,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챗GPT 활용법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수의계에서도 관심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챗GPT는 영상 판독에 특화된 기존 인공지능과는 달리 임상진단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동향을 지켜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의학저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연구진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많은 의사들이 진단을 내리기 어렵거나 애매한 경우 구글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수의사들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 Y동물병원 원장은 “동물하고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다 보니 특징적인 소견이 아니면 진단을 내리기 애매할 때가 많다. 동료 수의사가 있다면 같이 의논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혼자다 보니 키워드를 검색해 논문을 찾아보는 방법밖에 없다”며 “챗GPT를 사용해보진 않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안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본지가 챗GPT에게 물어봤다. 먼저 ‘15세 강아지가 눈이 충혈되고 분비물이 나옵니다’고 전했다. 여기에 따른 대답은 “강아지가 15세라면 노화로 인한 눈 건강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원인은 결막염입니다. 결막염은 눈의 결막에 염증이 생겨서 눈이 붓고 충혈되고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을 보입니다. 또한 강아지의 눈에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에도 눈이 붓고 충혈되며 분비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이 귀에서 발적이 관찰됩니다’고 전했다. 돌아온 대답은 “증상은 귀지에 쌓인 이물질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물질이 고양이 귀를 자극하면, 고양이는 귀를 긁거나 흔들어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귀가 빨갛게 변하거나 출혈할 수도 있습니다”고 했다.

기자가 묻는 질문에 챗GPT가 답변했다
기자가 묻는 질문에 챗GPT가 답변했다

답을 내놓긴 했지만, 수의사가 진단에 활용할 만큼 전문적이진 않았다. 보호자가 내원하기 전 자가진단 용도로 쓰기에 알맞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챗GPT는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지금의 결과만으로만 앞으로의 활용폭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의료 전문가들은 향후 의료용 챗GPT 개발이 본격화되고 환자 사례에 대한 빅데이터가 쌓였을 때는 진단 용도로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진단 근거로 삼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같은 질문이어도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다른 답변이 나오기도 하는 문제도 있다”며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정보 오류 문제가 해결되고 환자 데이터가 쌓인다면 진단과 진료에 쓰일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 분야의 특성상 미세한 오류도 환자 건강의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보조하는 개념으로만 한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탈리아는 최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접속을 일시 차단하는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독일과 프랑스도 규제 여부를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 향후 출시될 의료용 챗GPT도 이 같은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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