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혈견 문제 ‘헌혈견’으로 해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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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혈견 문제 ‘헌혈견’으로 해결 가능할까?
  • 강수지 기자
  • [ 246호] 승인 2023.04.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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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 아임도그너’ 혈액 보급망 구축…동물혈액관리 법적 근거 없어 시스템 절실

반려동물도 수술이나 치료 중 심한 출혈이나 혈소판 부족과 같은 증상으로 피가 부족할 경우 사람과 같이 수혈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람은 자발적인 수혈로 피 공급이 이뤄지는 반면 동물의 경우 피를 공급하기 위해 길러지는 공혈견과 공혈묘에 의해 수혈이 가능하다.

공혈견과 공혈묘는 대부분 민간업체가 만든 사육장에서 길러진다. 지난해 말 국내 대부분의 동물병원에 혈액을 공급하던 민간업체인 한국동물헌혈은행이 약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공급이 중단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혈액은행 문제 수면 위로
한국혈액은행은 2002년부터 공혈견과 공혈묘를 기르며 당시 국내의 유일한 동물 혈액 공식 공급 업체로 전혈과 혈장, 농축적혈구 등을 전국 동물병원에 판매해 왔다.

혈액이나 혈액을 가공한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식약처장의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국동물혈액은행은 해당 기준을 지키지 않고 20년간 운영해온 사실이 밝혀지며 생산 중단 조치를 받았다.

동물혈액을 채취하는 시설뿐만 아니라 공혈견, 공혈묘 등 공혈동물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던 것도 큰 문제다. 현재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공혈동물 사육 및 채혈 기준은 없는 상태이다.


해외에선 이미 보편화된 ‘헌혈 문화’
국내는 아직 반려견 혈액 수급의 90% 이상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혈용으로 사용되는 공혈동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비영리기관이 공혈견을 관리하며, 공혈견에 의존하기보다는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대형견들의 자발적인 헌혈 비율이 높은 편이다. 미국은 개 한 마리당 채혈 기간을 최대 1년 반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헌혈 이후에는 입양을 주선한다.

또 영국과 폴란드는 ‘반려동물 헌혈센터’를 따로 운영하고, 캐나다는 가정견의 헌혈을 장려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등 해외에서는 반려동물의 자발적 헌혈이 이미 익숙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亞 최초 헌혈센터 ‘KU 아임도그너’
이런 가운데 건국대학교 동물병원은 지난해 8월 아시아 최초의 반려동물 헌혈센터인 ‘KU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를 오픈해 헌혈 문화를 확산하고, 혈액 보급망을 구축함으로써 공혈견 사육 문제와 매혈행위를 극복할 해결책 제시에 앞장서고 있다.

‘KU 아임도그너’에서는 매일 2건의 반려견 헌혈이 진행되고 있고, 헌혈 시 혈액검사, 전염병검사 등이 포함된 건강검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차량을 통한 왕복 이송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곳에서 뽑아낸 혈액은 최대 1개월 내로 모두 소진된다. 수혈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 탓에 지금까지 폐기된 혈액은 단 한 팩도 없을 정도라고.


헌혈 시 수의사 역할 중요해
동물헌혈은 혈액을 제공하는 동물이 아닌 보호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모든 과정이 진행되고, 수의사의 헌혈 가능 판단이 내려져야 가능한 만큼 신중을 요하는 일이다.

건강한 사람이 헌혈을 할 수 있듯이 동물헌혈도 마찬가지로 △2~8세의 나이 △몸무게 25kg 이상의 대형견 △매달 심장사상충 및 구충예방약 복용 △전염성 질환 앓은 이력이 없는 반려견의 경우에만 헌혈이 가능해 수의사가 헌혈견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반려인구 증가에 따라 수혈이 필요한 반려동물도 많아지고 있는 만큼 헌혈센터 활성화를 위한 반려인들의 호응과 반려동물 헌혈문화 정착 등 윤리적인 방법으로 응급 환자들에게 양질의 혈액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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