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호 교수의 영화이야기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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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교수의 영화이야기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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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49호] 승인 2023.06.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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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아이들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은유 통해 깨우침 줘”

마블의 영화들이 지난 십 수년간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대체로 생긴 패턴이 있는데 각각의 수퍼히어로의 이야기는 첫 이야기에서는 해당 수퍼히어로 한 명을 중심으로, 그리고 이것이 어벤저스처럼 다 함께 뭉쳐서 나오는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서로의 인연을 만든 후 그 이후의 각각 단독 영화에서는 때로는 까메오로, 때로는 파트너로 등장하며 이야기가 확장되는 스타일로 전개된다. 이렇게 서로 엮이는 패턴은 시리즈의 많은 부분에 멀티버스를 차용하고 팬데믹과 함께 OTT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영화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블을 인수한 디즈니의 OTT인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관련 시리즈를 이해해야만 하는 경우들이 많아 영화가 이젠 역으로 디즈니플러스 구독을 위한 촉매제처럼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여기서 아직까지 약간의 예외로 남아있는 게 바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마블 시리즈이기도 하다.

물론 이 시리즈 자체의 특성도 있겠지만 사실 이번 작품은 전작 2편에 비해 무려 6년만에 나온 것으로 감독인 제임스 건의 불미스런 과거 때문에 제작이 중단된 상태에서 팬데믹까지 맞이하게 되어 다른 시리즈와 손발을 맞추지 못해 생긴 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이 시리즈에는 약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작품에서 너구리 로켓의 탄생비화를 다룬 끔찍한 과거에 대한 묘사는 우생학과 동물학대, 동물실험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도 다루고 있어 디즈니스러운 따뜻함을 마블에 잘 버무린 그런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특히 수의사라는 전문성을 가지고 오랫동안 동물실험에 대한 고민과 관련 연구를 해왔던 필자로서는 로켓의 과거 서사를 통해 묘사된 동물의 생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빌런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잔인한 동물실험이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주제보다 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극 중 빌런으로 나온 두 존재에 대해서는 약간 아쉬움이 있는데 특히 메인 빌런인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배우의 좋은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다뤄진 면이 있다. 물론 로켓과의 서사에 엮여있는 존재로서 거기에 맞대응하는 수준에서 다뤄진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메인 빌런으로서 아쉬움은 있다. 초반에 빌런이었다 아마도 다음 시리즈에서부터 가디언즈 2기의 멤버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아담 워록은 존재감이 약했다. 비록 몸은 어른이지만 성급하게 고치에서 나와 아직 아이와 같은 지능을 지니고 있다는 설정이긴 하지만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도 그루트의 대사처럼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걸로 퉁치고 자연스럽게 가디언즈에 합류하는 것은 좀 어색했다.

이번 이야기는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헌사이기도 하다. 완벽한 생명체를 위한 실험에 쓰인 동물들은 자신을 다루는 악당 과학자의 의도도 모른 채 지저분한 철창 안에서도 마냥 즐겁다. 이는 전쟁터 폐허에서도 어떻게든 놀이를 찾고 친구와 함께 웃음을 만드는 아이들을 닮았다. 어른의 몸이지만 미성숙한 채 탄생한 아담 워록 또한 역시 아이이며 실험체로 쓰이다 가디언즈에게 구출되는 인간변종들도 다 어린이들이다. 한편 로켓은 어릴 때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어른이기도 하다. 이는 모두 사회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은유를 통해 우리에게 깨우침을 준다. 어린이날 즈음으로 개봉시기를 잡은 것 또한 이런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대장이 된 로켓을 중심으로 새로운 멤버들의 활약과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고 지구로 귀환한 스타로드도 다음 시리즈에 돌아온다고 했으니 이는 또 어떤 모습일까 다음 페이즈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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