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쌓이는 수의사들 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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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쌓이는 수의사들 해결책 없나”
  • 강수지 기자
  • [ 252호] 승인 2023.07.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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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왜곡된 정보로 과도한 요구…심신치유 프로그램 개발 및 도입 필요해

인터넷, 스마트폰, TV 등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더 빠르게 소통하고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반려동물 보호자들 역시 다양한 양육정보부터 동물병원과 수의료 정보까지 다양한 경로로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로 인한 부작용도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보호자가 반려동물 관련 정보를 얻는 주된 채널은 포털 사이트(50.9%), 카페·블로그·커뮤니티(36.9%), 유튜브(34.6%) 순으로 나타났다. 동물병원에서 직접 확인하는 경우는 27.7%를 기록한 2018년도에 비해 올해 21.4%까지 떨어지며 동물병원을 통해 반려동물 양육 정보를 얻는 비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과도한 진료 개입 등 역기능 존재해
정보화시대의 파급력이 수의계에도 미치면서 임상의들은 한편으로 보호자 상담이나 진료 과정이 수월해지는 변화를 맞았다.

서울에서 동물병원을 운영 중인 원장 A씨는 “보호자들이 사전에 반려동물의 질병과 관련한 사전 지식을 일정 수준 습득한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경우 상담이 보다 원활하게 진행되고, 더 다양한 치료 제안을 건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려동물 커뮤니티와 각종 SNS를 통한 악성 허위 민원이나 보호자의 과도한 진료 개입 요구 등 심각한 단점도 존재한다.

원장 B씨는 “보호자가 내원 전 검색한  각종 정보와 다른 보호자들로부터 얻은 의견을 바탕으로 치료의 시작부터 종결까지 모든 계획을 세운 후 그대로 환자에게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한 적도 있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고 토로했다.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 상당해
수의사는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을 대하며 의사결정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보호자 응대와 각종 민원 제기, 상대적으로 긴 업무시간 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안락사를 포함한 반려동물의 죽음을 자주 경험하며 슬픔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미국에서 시행된 ‘2020 수의사 웰빙 연구’에 따르면 수의사는 일반인보다 2배 이상 자살 생각을 많이 하고, 실제 자살 시도 비율 또한 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와 달리 수의사들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돌아보고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상담 프로그램 연구 개발해야
미국, 영국, 호주 등 서구권에서는 수의사의 건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반면 국내에서는 수의사들의 직무 스트레스 및 위험과 관련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 반면에 인의 쪽은 의사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학회 활동 등 지원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스트레스학회 등 정기적인 학회 학술대회를 통해 의사들의 심리상담이나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심리 및 명상 전문가 학회들과의 교류는 물론 일본 등 아시아학회와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치과의사의 경우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회원들의 각종 고민 해결을 위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치과의사 및 치과 종사자들의 심신 건강 도모를 목적으로 창립된 대한심신치의학회는 각종 학술대회 및 세미나 개최, 집단심리상담 경험 공유 등 프로그램을 통해 몸과 마음 건강의 항상성 유지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또 대법원은 지난 2020년부터 형사부 법관 등을 위한 심신 치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형사부 법관과 증인지원관, 법원조사관 등을 대상으로 전문업체의 개인 상담, 집중 치유, 집단상담 제공을 통해 스트레스를 효율적으로 해소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 정신 건강 증진과 원활한 업무 수행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수의계도 수의사회나 학회 차원에서 수의사들의 다양한 직무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는 정신 상담 프로그램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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