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각자도생 말고 ‘견리사의(見利思義)’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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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각자도생 말고 ‘견리사의(見利思義)’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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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62호] 승인 2023.1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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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 즉,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가 꼽혔다.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견리망의’가 응답자 30.1%(396표)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교수들은 올 한해 국내 정치가 국민들을 바르게 이끌기보다는 자신들이 속한 편의 이익만을 쫓는데 집중한 현상을 꼬집으며, 지금 우리 사회가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사회적으로도 일련의 교권 침해 문제나 전세사기, 분양사기 등이 횡행하며 의(義) 보다는 자기 편의 이익과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한 해였다. 

최근 의사단체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불사하는 것도 국민들 눈에는 견리망의 행동으로 보일 것이다. 

사법고시가 없어지고 로스쿨 제도로 바뀌면서 대거 변호사들이 배출돼 이전보다는 좀 더 가깝게 변호사들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이제는 의대도 의사 수를 늘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수도권에 편중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다만 수의사들이 수의대 신설을 반대하는 것은 의대와는 결을 달리한다. 자칫 국민들 눈에는 같은 밥그릇 지키기로 보일 수 있으나 환자 N수가 다르고 매년 배출되는 인원이 의과의 특정 과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만 봐도 현재 수의사 수는 과잉 배출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수의대 신설 반대 움직임만 부각된다면 국민들은 의사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찬가지로 수의사를 바라볼 것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홍보를 통해 수의계의 현실을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 수의대 신설 반대 이유를 알리기보다는 수의사들의 현실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는게 필요하다.

어느 집단이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자기 자신과 자기 집단의 생존을 위해 자기 이익에만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다행히 동물병원은 의료계에 비해 아직까지는 수의계 공동체를 위한 대의를 더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물병원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점차 갈등과 반목이 표출되고 있고, 어느 순간 의료집단처럼 네가티브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바로 견리망의하다 보면 당장은 풍요를 누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공멸하게 된다는 사실을 이미 의료계 선례가 잘 말해주고 있다. 

수의계 2023년은 어땠을까. 

올해 우리 사회의 모습이 견리망의로 점철된 한해였다면 아직까지 수의계는 나름 ‘견리사의(見利思義)’ 눈앞의 이익을 보면 의리를 먼저 생각한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남을 시기 질투하고 경쟁하는 일들이 가속화 되고 있어 당장 내년에는 또 어떤 기류가 형성될지 모른다. 다만 각자도생해서는 결국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상대방을 죽이면 결국 함께 죽는다’는 뜻의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잊지 말고,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하면 산도 옮길 수 있다’는 ‘중력이산(衆力移山)’을 명심해 내년에는 수의계가 대동단결해 백년의 큰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백년대계(百年大計)’의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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