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반려동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만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비만 관리를 위한 특수 사료가 대거 등장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만 측정 및 관리 어플도 등장했다. 동물병원에서도 비만 관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때다.
반려동물 비만 증가로 건강 위협 요인
비만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위험한 질병이다. 반려동물의 체중 1㎏ 증가는 사람의 체중 14㎏ 증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 당뇨, 갑상선기능저하증, 췌장염, 디스크, 관절염 등 질환을 유발하거나 기저질환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유럽반려동물수의사연합(FECAVA) 등 수의사 단체에서는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반려동물의 비만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반려동물 비만예방협회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반려견, 반려묘 중 60%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주로 실내 생활을 하는 국내 반려동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펫푸드 업체인 로얄캐닌은 2018년부터 매년 ‘반려동물 체중관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보호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체중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비만 관련 사료·치료제·관리 시장 성장세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다양한 저칼로리 사료, 특수 다이어트 사료 등이 출시되면서 보호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로얄캐닌은 체중 감량 및 유지를 돕는 처방사료 ‘세타이어티 웨이트 매니지먼트’를 내놓았다. 연구에 따르면 이 사료를 처방받은 고양이는 112일간 체중 5% 이상을 감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외에 스타트업들도 앞다퉈 반려동물을 위한 다이어트약,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오카바제약’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를 전달하기 위한 임플란트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의 ‘알엑스바이오’ 역시 미국 로스비보테라퓨틱스와 함께 신약개발에 나섰다. 반려동물 식품 제조회사 ‘배터초이스’도 연구개발에 약 20억원을 투자해 체중 감량 보조제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보호자가 손쉽게 반려견 비만도를 검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한 어플도 등장했다. 스타트업 ‘펫런’이 출시한 어플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만 여부를 검사해 주고, 필요한 운동량·칼로리 급여량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로얄캐닌도 맞춤 체중관리 솔루션 ‘벳 서비스(Vet Services)’를 출시했다. △1일 급여량 자동 계산 △체중 감량 스케줄 관리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비만관리프로그램·영양 상담 서비스 필요
동물병원 역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먼저 건강검진 시 정기적인 체중 측정을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보통 체중의 5% 이상 몸무게가 늘어난 경우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보호자들이 적절한 사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식이 관리를 제안할 수도 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의 마지 챈들러 박사는 “보호자의 90%가 수의사로부터 영양 컨설팅을 기대하지만 단 15%만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A 수의사는 “반려동물 비만치료제가 등장하고는 있지만 부작용의 위험도 높다”며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사료를 활용한 식이요법과 산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이어트 클리닉을 운영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성행 중이다. VCA동물병원에서는 식단 관리, 정기적인 체중 모니터링, 운동 프로그램 등 맞춤형 다이어트 플랜을 제공하며, 소그룹 상담을 통해 체중 감량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고 있다.
동물병원에서도 비만 관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