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반려동물 사료 유통 채널 점유율은 온라인이 69%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반면 동물병원은 7%에 그쳐 성장 중인 국내 처방식 및 보조제 시장에 비해 동물병원 구매율은 현저히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처방식 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수의사들이 나섰다. ㈜온힐(대표 김도형·유정우)은 동물병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처방식 쇼핑몰 ‘벳어스’를 개발해 올바른 반려동물 처방 문화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Q. 벳어스 개발 계기는
정승필 전무: 임상 현장에서 수의사는 진료를 위한 진단 및 치료뿐만 아니라 처방식이나 영양 관리에 대한 상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때문에 보호자가 동물병원을 통해 직접 처방식을 구입할 경우 급여 정도나 기호성, 다른 처방식으로의 전환 등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지만, 인터넷으로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진료와 진단은 수의사가 하고, 수익은 판매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불합리한 구조가 형성됐다.
따라서 20년차 임상의로서 환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의사의 관리하에 처방 제품을 판매해 수의사의 권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온힐이 처방식을 합리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 ‘벳어스’를 개발, 수의사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루시드동물메디컬센터의 설재민·노진희 원장을 비롯한 10여 개의 동물병원 수의사들이 함께 참여했다.
Q. 기존 처방식 쇼핑몰과 차별점은
정승필 전무: 기존의 처방식 쇼핑몰들은 모든 제품이 일렬로 나열돼 있고, 소비자가 그 중 원하는 제품을 골라서 사는 방식이었다면 ‘벳어스’는 해당 반려동물의 담당 수의사가 추천하는 제품만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반려동물이 신부전을 앓고 있다면 신부전 관련 제품 중 수의사가 추천하는 제품만 노출된다. 보호자는 직접 진료한 수의사가 추천해 준 맞춤 처방식과 영양제를 급여할 수 있어 안심되고, 수의사는 처방 이력 확인으로 보호자와의 상호 신뢰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제품 구매에 따른 수익 발생으로 병원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노진희 원장: 동물병원에 방문해보면 반려동물을 위한 보조제나 처방식 등 다양한 제품이 매대에 진열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많은 물건들을 원장이 직접 관리하고 보호자에게 판매까지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벳어스’는 상세페이지를 통해 보호자와 쉽게 상담할 수 있고,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제품을 다이렉트로 추천해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설사로 내원한 환자에게 단순히 약만 처방했다면 ‘벳어스’는 설사 전용 약은 물론 전용 처방식, 영양제 등을 골고루 추천해 줄 수 있어 보호자와의 라포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Q. 벳어스 사용 방법은
설재민 원장: 수의사가 진료 시 처방 및 상품 정보를 ‘벳어스’에 기입하면 해당 내용이 담긴 링크가 보호자의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달된다. 보호자는 전송받은 링크를 통해 ‘벳어스’ 앱에 접속한 후 처방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하면 된다. 제품은 결제 후 2영업일 내에 수령지까지 배송이 완료된다.
Q. 벳어스의 장점은
노진희 원장: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수의사가 독자적인 처방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물병원에서 처방 후 실제로 보호자가 얼마나 급여하는지 ‘벳어스’ 내에서 차트처럼 기록되기 때문에 처방식 교체 시기 등을 편리하게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다.
임상 현장에 있는 현직 수의사로서 오프라인 재고 걱정 없이 처방식을 판매할 수 있고, 교환 및 환불 등의 CS 업무는 벳어스 측에서 전담해 관리해주는 편리함이 큰 메리트다.
정승필 전무: 보호자가 동물병원에 내원해 반려동물의 문제점을 이야기했을 때 수의사가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그 솔루션을 약으로만 제시하는 데에도 분명 한계점이 존재한다. ‘벳어스’는 수의사가 손쉽게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서 반려동물은 수의사가 직접 진료하고 처방한 적절한 사료와 영양제를 섭취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고, 보호자는 제품을 무겁게 들고 갈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구입해 집에서 배송받을 수 있으며, 수의사는 보호자의 제품 구매로 병원 운영에 보탬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Q. 입점된 제품 라인업은
정승필 전무: ‘벳어스’가 처방식 문화를 바로 잡고, 수의사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양질의 제품으로만 구성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대형 동물병원과 1·2인 동물병원 모두 많이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벳어스’는 각 동물병원의 일종의 모바일 쇼핑몰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벳어스’에 입점된 제품들은 온힐이 직접 개발한 영양제를 비롯해 독점 유통 및 수입하는 사료들 위주로 인터넷에서 구할 수 없는 제품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Q. 사용자들의 반응은
설재민 원장: ‘벳어스’ 개발부터 참여해 필드 테스트까지 마친 후 실제 동물병원에서 테스트한 기간은 3개월 정도 됐는데, 수의사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의 후기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특히 인건비, 재고 관리, 공간 부족, 저렴한 인터넷 가격 등에 밀려 용품 판매를 포기하던 수의사들은 인건비 절감과 제품 관리 측면에서 큰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노진희 원장: ‘벳어스’는 단순 처방식 쇼핑몰을 넘어 ‘우리 병원만의 쇼핑몰’ 개념이다.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인 만큼 마진율도 높고, 제품의 질이 훌륭해 재구매하는 고객이 꽤 많아졌다. 한 달에 한 번씩 자동으로 배송하는 ‘정기 구독 서비스’도 있어 빠른 배송과 편리함 덕분에 보호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현재까지 반품이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다.
Q. 벳어스의 목표는
정승필 전무: 올해 말까지 500개 동물병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의사와 보호자 모두 편하게 사용 가능한 처방식 쇼핑몰의 비즈니스 모델로 거듭나 처방식 시장의 주도권을 수의사가 되찾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