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보호자와 아픈 반려동물은 종종 긴 시간을 대기해야 한다. 이러한 대기 시간은 단순한 기다림을 넘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동물병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며 보호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보호자 편의 극대화 공간 마련
동물병원들은 보호자들의 진료 대기시간을 긍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기억으로 남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월드펫동물메디컬센터(공동원장 차진원·이철기·김동현)는 1층에 카페테리아를 마련했다. 병원에 방문한 느낌이 들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특징인데, 병원 진료와 상관없이 별도로 이용도 가능하다. 차진원 원장은 “긴 대기 시간 동안 보호자들이 마음 편히 기다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매우 인기 좋은 공간”이라고 전했다.
지방에 있는 인기 동물병원의 경우 보호자 전용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한 예도 있다.
부산에 있는 지동범동물병원(대표원장 지동범)은 병원 5층에 넓은 휴게 공간을 조성하고, 7층에는 동반 회복실을 마련했다. 타 지역에서 내원한 보호자가 수술 후 환자와 함께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지동범 원장은 “멀리서 방문한 보호자의 피로 해소를 위한 공간으로 공용 주방이 있어 식사를 직접 해결할 수도 있고, 욕실과 파우더 룸도 있다”고 설명했다.
24시 우리들동물메디컬센터(원장 이규석) 역시 1층 전체를 대기실로 설계했다. 중증환자 비중이 높아 불안해하는 보호자들이 많은 만큼 진료 이전에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면회실 역시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휴식하도록 대형으로 마련했다.
민감한 환자 배려한 독립된 대기 공간
긴 대기시간은 아픈 동물환자들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 특히 고양이 전문 동물병원의 경우 낯선 환경을 경계하는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해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는 추세다. 따로 휴식을 취하면 편안함을 느끼고 흥분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청담동 그레이스고양이병원(대표원장 나응식)은 다른 고양이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대기 공간을 총 3곳으로 분리했다.
서대문구의 링크동물의료센터(원장 신민교) 역시 대기 공간을 1층과 2층으로 분리했다. 냄새와 소리에 민감한 고양이들을 위해서다.
이은혜(서울은내과동물병원) 원장은 “처음 병원 인테리어 디자인을 할 때부터 고양이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전했다.
대기시간 노린 스마트한 홍보 전략
대기시간을 동물병원 홍보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대형 미디어 월이나 모니터 화면을 설치하여 보호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세미나 정보, 최신 의료기기 도입 현황, 병원에서 제공하는 특별 서비스 등을 안내하는 것. 보호자들은 대기하는 동안 접하는 정보를 통해 병원의 전문성을 더욱 신뢰하게 되며, 자신의 반려동물이 최고 수준의 진료를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레이스고양이병원은 병원 로비 중앙에 미디어 월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그레이스고양이병원의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영상을 재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보호자 대상으로 진행할 세미나에서도 사용할 예정이다.
동물병원들은 이처럼 긴 대기시간을 단순한 기다림이 아닌 유익하고 편안한 경험으로 전환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해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