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본 수의계] “지원금 타내려 임신묘까지 중성화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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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본 수의계] “지원금 타내려 임신묘까지 중성화 수술”
  • 강수지 기자
  • [ 279호] 승인 2024.08.2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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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의 일부 동물병원에서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 지원금을 받기 위해 임신묘까지 무분별하게 포획해 수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 따르면, 청주시 내 동물병원 총 6곳은 시와 위탁계약을 맺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을 진행해 왔다. 6곳 중 3곳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18마리의 암컷 길고양이를 수술했는데, 그 중 73마리는 임신 중기 또는 만삭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동물병원이 수술한 길고양이의 모습과 함께 적출된 자궁의 사진을 촬영해 올리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 유기동물복지협회가 자궁의 크기와 모양을 확인해 자체 집계한 결과다. 실제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일반적인 고양이의 자궁이 작은 끈 형태인 것과 달리 일부 고양이의 자궁은 확연히 부푼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행법상 임신한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수술은 금지다. 뱃속의 새끼가 죽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려도 있지만 혈관이 확장된 탓에 수술 과정에서 과다 출혈 발생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의사는 임신이나 포유 여부를 확인한 후 중성화 수술에 임해야 한다.

유기동물복지협회는 이번 사건에 해당하는 동물병원이 지원금을 받기 위해 무분별하게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현재 청주시는 암컷 1마리당 22만 원의 중성화 수술비를 동물병원에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동물병원 수의사 A씨는 “길고양이의 경우 저항이 거세 마취 전에는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살찐 고양이의 경우 더욱 분간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도 마취제 투여 후 임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새끼의 사산으로 인해 어미의 생명을 해칠 우려가 있으니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에 따르면, 임신 중기 이상의 길고양이는 유독 배만 나와 있어 경험이 있는 수의사라면 임신 사실을 어렵게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주시는 해당 동물병원들과 하반기 위탁 계약을 맺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위탁 행정 처분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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