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얄동물메디컬센터(원장 정인성)가 ‘냉동절제술(Cryoablation)’을 도입해 치료에 성공하면서 사지 말단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절단 없이 최소침습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을 제시했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의 김세훈 외과원장은 지난 3월 악성 종양(피하 혈관육종) 진단을 받은 반려견의 냉동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13살령 비숑프리제 소미 보호자는 지난해 소미의 오른쪽 앞발 발등에 혹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동물병원에 내원해 조직검사를 진행, 악성 종양으로 확인돼 발을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소미 보호자는 다른 치료법을 찾기 위해 로얄동물메디컬센터에 내원했는데, 일반적으로 발가락과 같은 반려견의 사지 말단에 발생한 악성 종양은 절단 수술을 표준 치료법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측은 “사지 말단의 종양이라도 무조건 절단하지 않고 다양한 치료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종양의 위치나 종류에 따라 절단 외에도 냉동절제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 다양한 대안이 존재한다는 것. 특히 보다 효과적인 종양 치료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로얄동물메디컬센터에서는 인의에서 널리 사용하는 냉동절제술 기기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냉동절제술은 -185℃에 달하는 극저온 물질을 사용해 종양 부위를 얼려 파괴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절개 수술 없이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큰 절개가 필요하지 않아 통증과 스트레스가 적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비강이나 구강 안에 생긴 종양처럼 수술 접근이 어려운 경우 냉동절제술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발가락 끝이나 다리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 절단이 아닌 냉동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모든 종양에 냉동절제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수의사가 냉동절제술을 적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적합성 여부를 진단한 후 치료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 김세훈 원장은 보호자와 논의 끝에 냉동절제술을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소미는 전신 마취하에 발등과 전완 안쪽 피부 종양을 냉동절제술로 제거했으며, 림프절 절제술을 함께 진행해 전이 여부를 평가한 결과, 전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종양 조직의 괴사 여부 및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지속 평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내원했다.
소미의 수술 부위는 잘 회복됐지만 수술 후 3주 차에 두 번째 발가락 주변의 종양 조직이 떨어져 나가며 발등뼈 탈구가 진행됐다. 보행에는 지장이 없어 보호자가 추가적인 수술을 원하지 않아 자연 유합시키기로 결정했다.
수술 5주 차에 들어서면서 수술 부위는 대부분 아물었으며, 발등뼈도 피부 조직으로 덮이기 시작했다. 이는 발을 보존하면서 성공적으로 악성종양을 제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소미는 탈구된 발등뼈 치료와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내원하고 있다.
김세훈 원장은 “보통 사지 말단의 육종은 절단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지만 이번 환자는 냉동절제술로 최소 침습적 치료가 가능했던 사례다. 특히 노령견에서도 절단 없이 악성 종양을 치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그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피부 종양이나 혹이 생긴 경우 반드시 크기가 작을 때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도 강아지와 보호자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