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반려동물헬스케어센터(이하 SNU검진센터) 철폐를 주장하며 대한수의사회(이하 대수회)와 전국 수의사회 및 한국동물병원협회 등 단체들의 규탄 성명 발표와 임원들의 릴레이 1인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해당 사업 철폐를 압박하는 요구사항 중 하나가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서울대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대구·경북 수의사들은 호소문을 통해 SNU검진센터 사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10월 31일~11월 2일 대구 EXCO에서 열리는 ‘FASAVA 2025(제13차 아시아·태평양 소동물수의사대회)’ 관련 모든 활동에서 서울대 교수진 전원을 전면 배제시키겠다고 밝혀 서울대 교수들과 마찰을 빚었다.
엄밀히 말해 서울대 교수들은 SNU검진센터 설립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오로지 ‘FASAVA 2025’의 성공 개최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한 교수들을 일방적으로 공개 비방했다는 데 해당 교수들은 일제히 반발하며 즉각적으로 불쾌한 입장을 전달하자 대구·경북 수의사 측에서도 이를 수용해 해당 조항을 바로 삭제했다.
대구·경북 수의사들도 SNU검진센터에 대한 강력한 저지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 없이 다소 즉흥적으로 해당 내용을 호소문 조항에 포함시켰고FASAVA 조직위원회의 공식적인 입장도 아니었던 만큼 이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일단 서울대 교수들의 FASAVA 관련 활동 배제 문제는 일단락됐다.
앞서 대수회도 전국 지부장 및 산하단체장 연석회의에서 SNU검진센터 철폐를 위한 대응 방안으로 ‘서울대 수의대의 미국수의사회(AVMA) 인증의 적정성 문제’를 제기했다가 급히 수정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대수회도 SNU검진센터의 설립을 중지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이 서울대 수의대로 돌아갈 수 있다며 서울대 수의대를 겨냥했고, 이에 서울대 교수진은 물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임상동문회(이하 동문회)까지 나서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대 교수진과 동문회는 SNU검진센터와 관련 없는 서울대 교수들은 물론 AVMA 인증을 받은 서울대 수의대를 선택한 학생들까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도를 넘어선 일종의 협박으로 간주하고 해당 조항의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고, 일부 교수는 대수회 임원까지 포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밝히고 나서야 대수회는 해당 사항을 삭제하며 없던 일이 됐다.
이처럼 이번 SNU검진센터 철폐와 관련해 대수회와 지부들의 대응이 충분한 숙고나 체계 없이 다소 졸속으로 이뤄지면서 개원가에서조차 즉흥적이고 미흡한 대응이라며 빈축을 사고 있다.
1인 시위 역시 일종의 요식행위로서 임시방편일 뿐 SNU검진센터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NU검진센터 설립으로 촉발된 수의사 단체들과 서울대 교수진과의 마찰은 내부 갈등을 유도하고 일종의 밥그릇 싸움이자 집단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SNU검진센터 철폐를 주장하면서 체계적이지 못한 즉흥적인 대응이 오히려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SNU검진센터 철폐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어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