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원장의 동물행동학⑤] 개의 사회적 계급제도(上)
상태바
[김광식 원장의 동물행동학⑤] 개의 사회적 계급제도(上)
  • 개원
  • [ 71호] 승인 2015.12.31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열,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가 보호자가 알파롤 실시토록 지시받는 이유는?
 

개는 강아지 시절부터 노는 동안에 우열순위와 깊은 관계가 있는 다양한 행동과 태도가 나타난다.
무리를 짓는 사회에서 '서열'이라는 것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생물이 자기들의 지위를 정하는 현실적이고도 꽤 복잡한 계급제도이다.

개와 사람의 가족은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집단이다.
개의 트레이너는 지배적인 개(높은 지위)와 복종적인 개(낮은 지위)에 대해 언급하지만, 그 개가 “지배적인가 복종적인가”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

사회적 관계는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주고받음(상호성, 상보성)의 결과로 형성된다.
예를 들면 지배적인 공격은 그 시점에서 동일한 그룹에 속한 멤버에 대해서만 나타난다.
그러므로 그 개가 모르는 개와 함께 있는 경우에는 “그 개가 지배적이다”라고 하는 것은 틀리다. 단순히 그때 지배적이라고 분류되는 것 같은 행동과 태도를 취한 것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행동이 있으면 모두 “지배적인 개”라는 말로 치부하는 일이 너무 많다.
매너와 훈련의 결여, 과도한 반응이나 에너지가 충만한 것이 확실히 양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우위성과 같은 의미는 아니다.

퍼듀대학의 루셔 박사(Dr. And rew Luecher)는 장난감이나 소중한 물건을 다른 개에게 빼앗기면 지배적인 공격이 나타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세상에는 지배하는 쪽 보다는 복종하는 쪽이 훨씬 많다.
그러므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그룹의 순위는 통상 사용되는 ‘지배적 계급제도’가 아니라 ‘복종적 계급제도’라고 생각하는 쪽이 맞는 것 같다.

특히 개들의 사회적 계급제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위계층제’라기 보다는 ‘열위계층제’를 취한다.
특정 관계에서 지배적 입장에 있는 쪽에 대해서는 다른 쪽이 복종적 태도나 회피행동을 취한다. 지배는 직접적인 경쟁적 상호작용과 개체 간에서 교환되는 시그널과의 결과에 기초한다.

지배적인 계급제도가 안정되어 있으면 낮은 지위의 동물은 자기보다 높은 지위의 동물을 우선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공격이나 투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개에서 사회적 지배라는 것은 장난감, 음식, 편안한 휴식장소 등의 가치가 있는 자원을 보호자나 다른 개가 서로 뺏으려고 할 때 나타나는 공격위협이나 공격이다.

개의 사회적 계급제도는 고정되어 있기 보다는 유동적으로 전후 상황에 따라 변한다.
예를 들어 한 마리의 개가 휴식 장소에는 남보다 우위에 선다 해도 음식물은 기분 좋게 남에게 양보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 역시도 절대적, 불변적인 것이 아니다.

우열관계는 상황이나 자원의 양, 그리고 다른 요인에 의해 시기와 함께 변화한다.
예를 들면 공복 시에만 먹을 것에 지배적인 개도 있다. 또한 그룹의 사회적 약자인 강아지에게 우선적으로 먹게 하는 지배적인 개도 있다.

지배와 공격은 동일한 것이 아니라 공격적이더라도 사회적 집단에 있어서는 지배적이지 않은 개도 있고, 지배적이더라도 공격적이지 않은 개도 존재한다.

가족의 일원에 대한 공격에는 많은 원인이 있다. 따라서 사람과 반려동물을 포함하여 개가 함께 생활해가는 그룹의 멤버에 대해 공격을 나타내는 경우, 그 모든 것이 가끔 나쁜 행동을 뭉뚱그린 의미로 사용되는 ‘지배적 공격’이라는 말에 정확히 들어맞는다고는 할 수 없다.

개 훈련관련 서적에는 늑대의 사회적 구조를 가족과 보호자의 관계로 자주 비교하고 있지만, 이것에는 유사점이 나타나는 한편, 사실이 아닌 미신도 많이 있다.

다음은 미국 개 행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목적은 이미 많은 개 트레이너가 실천해 오던 알파 롤이 틀렸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알파 롤: 늑대의 관점에서
알파 롤은 개의 행동 및 훈련에 관한 일반서적에 자주 나오는 테크닉의 하나이다.
알파 롤에는 기준이 되는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나, 실제 트레이너나 교육자에 의해 다양한 방법이 취해지고 있다.

그 중의 하나는 개의 목 근육을 옆에서 꼬집어 휘돌리는 것을 시작으로, 앞다리를 들어 올려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하여 개가 복종하기까지 계속 눈을 째려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종’이라는 말의 정확한 정의는 없고, 개가 ‘복종’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어떻게 되면 개가 ‘복종’했다고 할 수 있는지, 보호자에 대해 의미가 애매한 채, 그와 같은 상태가 될 때까지 개를 뒤집어서 그 자리에서 누른다는 것이다.

그러면 왜 보호자는 알파 롤을 실시하도록 지시받는 것일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으로 자연(늑대)을 흉내 내어 실시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a) 리더십을 확립한다(esta-blishing leadership).
b) 개를 지배한다(domina-ting the dog).
c) 개를 교정한다(correcting the dog).
d) 부적절한 행동을 벌한다(punishing an inappro-priate behavior).

여기서는 의미를 명확히 하여 비판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알파 롤의 실천자는 흔히 “늑대가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해서 이 테크닉을 정당화한다.

만일 늑대(혹은 개)에게 인터뷰가 가능했다면 우리들의 개 훈련도 상당히 진보했을 것이다. 우리들은 신중히 관찰하여 날카롭게 비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음호에 계속>


주요기사
이슈포토
  • “진료비 고지 안하면 동물진료업 정지?”
  • 인체용의약품 ‘취급 주의요’
  • 동물병원 자사몰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수술실 CCTV 설치 ‘초읽기’ 동물병원도 예의주시해야
  • 메디코펫, 수의사가 만든 영양제 수준 '데일리 덴탈 바'
  • [시론] 울릉도 여행에서 만난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