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②] 바이오산업 ‘열풍’ 동물산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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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②] 바이오산업 ‘열풍’ 동물산업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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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72호] 승인 2016.01.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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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반려동물 시대
 

수의사 동물치료제 개발만 관여 … 줄기세포 연구 등 설자리 줄어들어

지난해 코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가 ‘바이오’였다.
동물의약품 업체인 제일바이오는 상반기에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68%, 104% 각각 증가했으며, 이글벳은 지난 해 1월까지 4,000원대를 형성하던 주가가 지난 해 말부터 올 해까지 5,000원대 후반을 꾸준히 형성하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동물대체시험 인증 업체 바이오톡스텍은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률안이 통과된 이후 강세를 띄고 있다.
지난 해 불었던 바이오 열풍만큼 뜨겁진 않겠지만, 올해도 동물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바이오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줄기세포와 관련한 연구는 결국 동물실험을 통해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몇 년간 주목을 끌 전망이다.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동물의약품, 동물세포연구소 건립, 동물장기매매 등 동물 관련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동물성 전염병 증가
동물 관련 산업의 문어발식 확장의 이면에는 동물로 인한 전염병의 증가가 원인이라는 데에 있다.
지난 해 우리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사태도 동물의 전염병이 인간에게 전염되면서 나타난 신종 바이러스였다. 몇 년 전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스 바이러스도 사향 고양이가 매개인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동물과 관련한 신종 바이러스가 증가하고 있다.
동물을 매개로 한 신종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 대부분이다. 호흡기로 인간에게 전염되다보니 전염성이 높고, 백신 이외에는 예방하기 쉽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동물로 인한 매개체가 인간을 공격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전이되면서 부터다. 이로 인해 국내 업체와 지자체에서도 백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경상북도가 안동에 1,029억 원을 투입해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를 건립했을 정도로 동물 산업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그러나 동물과 관련한 전염병 증가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개발 등 동물관련 산업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수의사들의 설자리는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동물을 매개체로 한 전염병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제약 회사의 배만 불렸을 뿐 정작 수의계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바이오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줄기세포 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동물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수의사가 참여하는 일을 늘고 있지만, 인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수의사들이 배제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때 황우석박사가 동물복제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수의계에서 제2의 황우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황우석 박사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줄기세포 연구와 수의사를 동일시했다는 점에서 수의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의사가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줄기세포 연구는 과학자와 의사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제약회사와 대학 연구소의 합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지만 수의계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수의사 동물치료 뛰어넘어야
수의사는 동물을 치료하는 영역뿐만 아니라 동물관련 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물의 연구는 수의사의 영역에서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영역이지만, 최근에는 의사와 기초과학자들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는 분위기다.
수의대를 나온 모 업체 연구원은 “현재 줄기세포 동물 치료는 수의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인간과 관련한 줄기세포 연구 분야는 몇 년 전부터 의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인간 줄기세포 연구에서 수의사가 아예 배제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보이고 있다. 인간의 줄기세포를 품은 가축의 배아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수의사가 주요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례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네소타주와 캘리포니아에서도 줄기세포 기술과 유전자 조작 기술을 병행해 인간의 장기를 품은 양과 돼지 배아를 연구하고 있지만, 주요 연구원들 대부분이 심장전문의와 기초과학자들로 이뤄져 있다.
전 세계의 신약과 바이오산업의 핵심은 동물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 동물을 통해 인간의 전염병과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차세대 산업의 중심에 수의사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 해는 인간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을 이끌 수 있는 제2의 인기 수의사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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