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원장의 동물행동학⑯] 고양이 동물행동학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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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식 원장의 동물행동학⑯] 고양이 동물행동학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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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83호] 승인 2016.07.0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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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행동엔 ‘무시’, 원하면 ‘보상’
 

■고양이가 자꾸 놀아달라고 조르고 운다면
고양이는 보통 독립적이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자꾸 놀아달라고 조르고 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사회적이지 않은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어린 시절이나 3~9주령 사이 즉, 그들의 사회화기 동안 함께 지내고 안면이 있는 경우라면, 특히 자신과 경쟁 상대가 아니라면, 서로에게 의지하고 관심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사실 그 고양이가 그렇게 된 데에는 보호자들의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의도치 않았던 보상행동 제거
놀아달라고 조르고 자꾸 우는 행동은 사실 고양이로서는 ‘우연한’ 또는 ‘관심 끌기’ 또는 ‘제멋대로인 행동에 대한 보상’(보호자로선 의도치 않은)이 되었던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행동을 없애려면 보상이 되었던 보호자의 행동을 제거하기만 하면 쉽게 해결됩니다. 

쳐다보지 않고, 대꾸하지 않고, 무시하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참, 쉽죠. 
하지만 이러한 무시는 그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어도, 바람직한 행동을 가르쳐 줄 수는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모든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고양이(또는 개)에서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하고 있을 때, 바로 그 시점이 바른 행동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방법은 간단합니다.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 행동엔 그동안 보상이 되었던 여러분의 행동을 멈추고(무시하고), 여러분이 원하는 행동을 하면(조용히 하면) 그 기회를 포착해서 보상(간식, 쳐다봐 주고, 말 걸어주고 등)을 하면 됩니다. 

이러한 원치 않은 행동을 없애는 방법을 행동학적 용어로 ‘소거’라고 합니다. 
‘소거 버스트’라는 것도 있는데, 원하지 않는 행동이 사라지다가 다시 시작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고양이 입장에선 예전에 방식을 한 번 테스트해 보는 것입니다. 
‘소거 버스트’는 몇 번이고 반복될 수도,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일관성 있는 무시’입니다. 

해결책은 얼마나 보호자가 일관성 있게 대처(행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정리하자면, “원하지 않는 행동엔 무시, 원하는 행동에 보상” 입니다. 

■고양이가 하악질을 하거나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며 공격성을 보인다면
동물의 공격성은 ‘선제공격형’과 ‘수비방어형’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선제공격형인 고양이는 현재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선제공격형인 고양이를 우리가 기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대부분 크기가 작습니다. 작은 동물은 대부분이 수비방어형 공격성향을 보입니다.
무언가 두렵거나 무서워서 우선적으로 먼저 취하는 행동은 도망가는 것이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신을 보호 또는 방어할 목적으로 공격성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이 밀림에서 코끼리와 만났을 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비방어형 공격성을 유발하는 원인만 제거되면, 공격성은 자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공격성 유발하는 원인 제거
수비방어형 공격성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똑바로 쳐다보기, 가까이 다가서기, 큰 소리 지르기, 빠른 몸동작, 귀찮게 굴기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한번 역지사지로 생각해 볼까요? 고양이가 보기엔 우리 인간의 모습은 마치 여러분이 거대한 공룡과 마주한 것과 같이 느껴질 것입니다. 

당연히 무서운 존재이지요. 우선 덩치는 자신보다 10배 이상은 크고, 두 발로 걷고, 손가락은 길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가선다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간단히 해결될 것입니다.

■ 고양이가 피부나 손가락 등을 빨아요
고양이들도 사회성이 높거나, 친하게 지내려는 시도로 allogroomig(다른 상대 핥아주기), allorubbing(다른 상대와 비비기)을 합니다. 
상대를 핥아주고, 비비고, 서로 몸을 기대고, 함께 잠도 자고 등등. 자신의 고양이가 여러분의 피부나 손가락 등을 빠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고양이들은 대부분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한정된 지역에 밀도가 높아지면, 예를 들어 고양이를 여러 마리 동시에 집에서 기르는 경우, 고양이 집단에서는 서열을 정하기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높이기보다는 함께 사이좋게 지내려는 의도로 앞서 설명한 allo-grooming, -rubbing를 합니다. 

이는 집단 내의 경쟁 또는 긴장감이 높아지면 다시 말해, 싸워서 상처를 입히면 서로에게 좋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어찌 보면 도심에 사는 집단을 이루는 고양이들이 자신들의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환경(도심)에 적응해 가는 현재진행형 진화의 한 형태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선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선호하는 자원(음식, 휴식 장소, 화장실, 스크래처 등)들이 풍족해야 합니다.   
 
사실 상대를 핥아 주는 고양이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주로 상대방 뺨과 머리(특히 정수리 부분)를 핥아 줍니다. 

상대방에 호의‘기브 앤 테이크’
우리 인간이야 자신의 얼굴과 머리를 스스로 닦고 감을 수 있지만, 고양이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사람의 손에 해당하는 혀로 자신의 뺨과 정수리를 핥을 수는 없으니 서로의 뺨과 머리를 핥아 주는 것으로 상대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give and take죠..

여러분도 따라해 보세요. 다 사용한 칫솔로 고양이의 뺨과 특히 정수리 부분을 쓰담쓰담 해 보세요. 그리고 표정을 살펴보세요. 굉장히 좋아할 것입니다. 최소한 싫어하지는 않는답니다.
왜냐구요?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를 쓰다듬어 주었으니, 즉 호의를 먼저 베풀었으니 당연히 당신을 좋아할 것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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