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전문 수의사 저변확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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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전문 수의사 저변확대 시급
  • 안혜숙 기자
  • [ 87호] 승인 2016.09.0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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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엄밀한 의미의 고양이 전문 수의사는 국내에 없다. 고양이과 대학원 과정이나 전문의제도가 존재하지 않아 객관적으로 고양이 전문 수의사라고 불릴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 임상 전문이라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보니 반려묘의 병원 선택 기준도 제한적이다.

반려묘 무한한 잠재시장 불구 ‘자가진료’ 횡행 
고양이 임상전문 수의사 저변확대 절실 … 전문의 도입 등 객관적 기준으로 신뢰 얻어야

반려묘 진료가 필요한 경우 동물병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상담하고, 또는 온라인 카페에서 정보를 공유해 그 중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의료의 특성상 진단과 치료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같은 증상에 대해 전혀 다른 진단과 처방이 내려지거나, 간혹 오진일 경우 보호자들의 동물병원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카페서 정보교환
페르시안 친칠라를 키우고 있는 30대 여성 A씨는 미용샵을 다녀 온 이후 목 부분의 상처를 보고 동물병원을 다녀왔다.

병원에서는 “중성화를 하지 않은 고양이가 문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려 그에 대한 처방을 받았지만, 며칠 뒤 A씨와 가족이 함께 고양이와 같은 동일 증상을 보였다.

A씨는 피부과에서 곰팡이성 피부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고양이에게 옮을 수 있다는 진단을 받자 반려인들이 모이는 카페에 글을 올렸다.

A씨는 “치료했던 동물병원에서는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절대 피부병이 생길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해서 다른 병원에 갔더니 곰팡이성 피부병이라고 바로 진단을 내렸다”며 “곰팡이 피부병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온 가족이 피부병을 앓고 있다.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남겼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고양이가 곰팡이성 피부병에 걸렸지만, 수의사의 잘못된 진단으로 가족 전체가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B씨는 고양이의 턱에 빨간 여드름 같은 것이 있어 동네병원에 가서 단순 여드름으로 진단을 받고, 연고와 소독약 처방을 받았다. 그러나 약을 발라도 다시 빨간 상처가 사라지지 않아 좀 더 큰 동물병원을 방문했다.

그러자 이 동물병원에서는 조직검사 결과 종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다행히 피부에 생긴 종양으로 해당 부위를 제거하면 해결되는 수술이었지만, B씨는 동네병원의 진단에 대해 “오진이 악의 없는 피해만 주었다”며 카페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일들이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간혹 동물병원의 오진으로 고양이가 죽어간다는 글이 카페에 올라오게 되면 수의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이다.

 

고양이 전문 수의사 육성 절실
고양이나 개 모두 마찬가지로 수의사들마다 다른 진단명을 내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반려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증가하는 고양이 환자 수요를 감당할 고양이 임상 전문 수의사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의 K수의사는 “고양이는 강아지와 특성이 달라 고양이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경험을 쌓지 않으면 오진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반려묘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고양이에 대한 진료 시스템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양이 보호자들이 수의사의 진단보다도 카페나 보호자들 정보를 더 신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병원에 가기 전에 먼저 카페에서 고양이 증상에 대해 질의를 하면, 비슷한 증상을 겪는 반려인들이 자신들의 사례를 공유하면서 동일한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다.

동물병원에 방문해서도 이런 방식을 요구하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반려묘의 자가진료 문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개보다도 동물병원 가는 것을 더 꺼려하는 고양이 특성상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자가진료 폐해가 반려묘들에게서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병원에서 느끼는 체감이나 실제 데이터 상으로도 반려견 수는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반면 반려묘 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동물병원을 찾을 반려묘 잠재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동물병원 수는 과거에 비해 크게 늘지 않았고, 대형병원에서도 이제서 고양이 진료과를 신설하는 추세다.

고양이 임상 학술활동도 한국고양이수의사회가 유일하며, 각 단체 컨퍼런스에서 한 세션에 불과한 수준이다.

고양이는 동물병원의 확실한 미래 잠재시장이다. 고양이 임상전문 수의사의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학술활동의 확대는 물론이고, 전문의 과정 등의 도입으로 고양이 임상의 전문성을 키우고, 객관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 마련이 더욱 절실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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