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구인난 빠진 수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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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구인난 빠진 수의계
  • 안혜숙 기자
  • [ 89호] 승인 2016.10.06 13: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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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로 임상수의사 꺼려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을 걱정하는 ‘3포 시대’를 살고 있지만 수의계는 다르다.
각 수의과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수의사를 찾는 대기업들이 넘쳐난다. 수원축협을 비롯해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일양약품, 빙그레 등 많은 기업들이 수의사를 모집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수의사 면허증만 갖고 있으면 일반 연구원에 비해 높은 연봉을 제시받을 정도로 수의사를 원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의‧치대 다음으로 수의과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수의사를 희망하는 이들도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

문제는 수의사를 찾는 곳이 늘어나면서 지방 동물병원에서는 수의사를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의 A원장은 “인턴의 연봉을 수도권보다 높게 책정해도 인턴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턴을 어렵게 구해도 얼마 있다 퇴사를 해 수의테크니션을 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B원장은 “지방은 인턴을 뽑을 때 반대로 병원이 면접 받는 기분”이라며 “병원에 어떤 장비가 있는지 이것저것 물어보며 되레 병원과 원장을 평가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수의사를 원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지방 동물병원에서는 수의사를 구한다는 구인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턴 수의사들은 낮은 페이로 인해 동물병원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각종 구인 사이트를 통해 대학을 갓 졸업한 수의사들의 평균 월급을 조사한 결과, 월 평균 200만 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수의사로 취업하고 싶어도 월급이 낮고, 근무환경이 열악해 임상수의사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K수의사는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업을 하면 연봉이 동물병원에 비해 높고, 근무 환경도 훨씬 좋다”면서 “수의직 공무원도 더 많은 월급을 받기 때문에 임상에 큰 뜻을 갖지 않고는 동물병원 취업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구인난을 겪고 있는 동물병원들이 차라리 수의사 대신 수의테크니션을 원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13일 수의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하고, 동물간호복지사(수의테크니션) 제도 도입을 발표했지만, 문제가 되는 업무 범위에 대해서는 시행규칙에 위임했을 뿐, 수의계 내부에서조차 아직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섣부른 수의테크니션 활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수의테크니션으로 인턴 수의사를 대체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뚜렷한 대책이 없는 한 동물병원의 수의사 구인난은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수도권 지역에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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